崔 “계파반목 없어져야” 백의종군…서청원 출마 여부가 변수
최경환·유승민 의원이 빠진 채 치러질 새누리당의 차기 당권경쟁 구도가 복잡해졌다.친박(친박근혜)계 핵심으로 꼽히는 최 의원이 8·9 전당대회에 출마할 경우 친박계의 표가 급속히 결집할 것으로 예상됐다. 마찬가지로 유 의원이 전대에 나서면 비박(비박근혜)계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유 의원이 일찌감치 불출마 의사를 굳힌 데다 최 의원마저 고민 끝에 6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패자(覇者)가 없는 ‘군웅할거’의 구도가 펼쳐질 가능성이 커졌다.
친박계는 이주영 의원이 출마한 가운데 이정현 의원 등이 출마 의지를 다지고 있지만, 최 의원만큼의 존재감이나 결집력을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의원은 지난 4일 출마를 선언하면서 “(총선 참패에) 책임 있는 인사들이 책임지는 모습”으로 자숙해야 한다고 주문하는 등 최 의원을 비롯한 친박계 핵심부와는 다소 결을 달리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남은 변수는 현역 최다선인 서청원 의원의 출마 여부다. 친박계 의원 10여명이 전날 서 의원을 찾아가 출마를 간곡히 요청했지만, 서 의원은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현재까지 꺾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 의원이 친박계 소장파 의원들의 ‘삼고초려’에 못 이겨 출마하더라도 이주영·이정현 의원의 전대 완주 의지 역시 확고해 친박계로선 표 분산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비박계는 당권에 뜻을 두지 않는 유 의원이 내년 대선으로 직행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오는 10일 출마를 선언할 정병국 의원과 지난달 27일 출마를 선언한 김용태 의원이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됐다.
정치적 성향이 비슷한 것으로 평가되는 정 의원과 김 의원이 전대 경선 과정에서 후보 단일화를 이룰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두 의원은 일단 자웅을 겨뤄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또 나경원 의원이 전날 “서청원 의원이나 최경환 의원이 나온다면 전대 후 당의 모습이 국민께 가까이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를 전제로 “생각을 다시 해볼 것”이라고 말해 전대 출마에 여지를 둔 상황이다.
이처럼 최경환·유승민 등 ‘거물급’이 빠진 가운데 전대가 치러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당내 선거의 뿌리 깊은 계파 대결 양상이 옅어지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나온다.
최근의 새누리당 당내 경선은 대부분 계파의 세력 대결로 흘렀던 게 사실이지만, 이번에는 계파를 대표할 만한 주자가 눈에 띄지 않으면서 인물 중심의 경쟁이 전개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최 의원은 “나의 불출마를 계기로 더는 당내에 계파라는 이름으로 서로가 서로를 손가락질하고 반목하는 일은 없도록 해달라”고 했고,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 의원도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계파 구분을 넘어선 ‘보수 개혁’의 가치를 주로 강조했다.
따라서 이번 전대는 내년 말 대선을 앞두고 당이 고질적인 계파 갈등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지, 아니면 일각의 주장처럼 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해 계파 갈등이 반복될지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