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 “FTA 시기상조…복지국가로 가야”

장하준 “FTA 시기상조…복지국가로 가야”

입력 2010-12-27 00:00
업데이트 2010-12-27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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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반(反) 신자유주의 경제학자인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장하준 교수는 27일 “한미,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은 진정한 자유무역이 아니다”라며 “경제 수준에 차이가 나는 나라끼리 FTA를 하는 것은 문제가 있고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장 교수는 이날 한나라당 정두언 최고위원 등이 국회에서 개최한 초청 강연회 및 오찬 간담회에서 “우리는 이미 충분히 개방된 나라이고,당장 FTA를 안한다고 해서 북한이나 쿠바처럼 되는 게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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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교수, 초청강연 장하준교수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로운 자본주의와 한국경제의 미래’ 초청강연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하준교수, 초청강연
장하준교수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로운 자본주의와 한국경제의 미래’ 초청강연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만약 우리가 1960년대에 FTA를 맺었다면 현대차,삼성전자,포항제철은 없었고 아직도 가발과 합판을 생산했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FTA는 우리 산업을 도태시킬 수 있고,선진국을 따라잡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이 진정한 보수 정당이라면 복지국가를 만들어 사회통합을 추진해야 한다”며 “국민이 세금을 내고 광범위한 복지혜택을 받는 복지국가는 사회와 경제의 역동성을 증가시킨다”고 밝혔다.

 학교 무상급식에 대해선 “무상급식이 꼭 옳아서가 아니라 좋은 점,나쁜 점을 따져보면 결국은 전원에게 무상급식하는 게 낫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통일 문제와 관련,“북한 경제수준을 끌어올리지 않고 통일을 하면 우리가 망하거나,그대로 철조망을 쳐놓고 북한 일부 주민에게 취업비자를 주는 의미 없는 통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선 “자기 이익만을 챙기려 했다면 미국이 시키는대로 하면 되는데 박 전 대통령은 미국 말을 듣지 않고 우리 실력을 키워야 한다는 입장이었다”며 “자기 이익만을 챙긴 독재자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강연에 앞서 정 최고위원은 인사말을 통해 “신자유주의의 무비판적 수용을 심각하게 되돌아봐야 한다”며 “‘오매,이 길이 아니였나벼’라고 말하는 것은 불편한 일이지만,한나라당이 새 길 모색을 게을리 하면 도태되고 한순간에 일본 자민당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한편,강연회에 참석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한미 FTA,무상급식 등에 대한 장 교수의 입장을 반박하며 논쟁을 벌였다.

 정태근 의원은 “내수시장이 한계에 봉착한 만큼 FTA는 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는 선택”이라고 밝혔고,강명순 의원은 “무상급식 하나로 아이들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은 국가적 손해”라고 반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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