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 첫 대면 눈앞…양국 득실 주목

한일 정상 첫 대면 눈앞…양국 득실 주목

입력 2014-03-20 00:00
업데이트 2014-03-2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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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 고려, 한국으로선 불가피한 선택日, 큰 양보없이 ‘첫 만남’ 성사 부담덜어

네덜란드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한미일 3자 회담 형식으로 처음 만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번 회동이 한일 양국에 갖는 의미가 관심이다.

일단 무엇보다도 정부 출범 이후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처음으로 회동을 갖는 것 자체에서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외교부 동북아국장을 지낸 조세영 동서대 교수는 2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일관계가 전면적으로 계속 냉각돼 있는 것도 좋지 않다”면서 “한미일을 통해 복원의 실마리를 간접적으로 찾게 될 수 있다는 것은 플러스 요소”라고 말했다.

특히 과거사에 대한 전향적 태도 변화가 없는 일본의 대화 공세가 이중적인 태도라는 비판이 많지만, 대외적으로 볼 때 일본의 대화공세를 거부만 하는 것은 보기가 좋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우리 정부로서도 한일 양자 회담과 달리 북한문제 등 안보 이슈를 논의하는 차원의 한미일 3자 회담은 좀 더 유연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전략적으로 낫다는 것이다.

이번에 한미일 3자 회담이 성사되면 일본보다는 미국 관계에서 의미가 더 크다는 지적이 많다. 우리 외교의 핵심 축인 한미동맹의 발전을 위해서는 한일관계 개선을 희망하는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일본이 아직 진전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은 크게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3자 회담이기는 하지만 한일 정상이 만나게 되면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의 태도변화를 견인할 수 있는 중요한 지렛대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성공적인 회담 개최를 위해서는 한일 관계를 악화시킨 일본이 과거사에 대한 진정성 있는 선제조치를 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한일정상회담을 사실상의 일본의 변화를 압박하는 지렛대로 활용해 왔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우리가 이번에 한미일 정상회담을 안 받으면 한미관계도 굉장히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여 고육지책으로 만나는 것 같다”면서 “우리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득실 면에서 볼 때 ‘불가피하게 만날 수밖에 없는’ 입장에 처한 우리와는 달리 일본은 얻는 게 더 많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우선 아베 총리 입장에서는 비록 3자회담 형식이긴 하지만 2012년 말 내각 출범 이후 이웃국가인 한국 정상과 한 번도 못 만났다는 큰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한미일 3자 회담의 의미를 북핵 등 안보 이슈로 한정하려는 우리 정부의 분위기에 비해 일본은 한일관계 개선의 물꼬를 텄다는데 큰 의미를 둘 것으로 보인다.

조세영 교수는 “일본이 얻었으니깐 우리는 잃는 그런 게임은 아니다”면서도 “한미일이든 한일이든 마주 앉아서 움직이는 모습 보여주는 것만 해도 일본은 국내적으로 충분히 자기 점수는 따고 남는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베 내각 입장에서는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도 별다르게 양보한 게 없다는 점도 나름의 성과로 평가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아베 총리가 최근 “고노(河野)담화를 수정하지 않겠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이는 우리 입장에서는 하지 말아야 될 것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원상회복’ 정도라는 점에서다.

이런 득실 측면에서 봤을 때 한미일 3자 정상회담이 1회성 이벤트로 끝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과거사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태도변화 없이 한일 정상간 만남이 성사되면서 만남 이후에도 양국의 과거사 대립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핵안보정상회의에서의 한미일 3자 정상회담 직후 ‘독도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는 내용의 일본의 교과서 검정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알려져 있는 데다가 야스쿠니 신사 춘계 예대제 등 일본의 과거사 도발 일정이 대기하고 있는 상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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