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방중] ‘은둔자’ 김정일 파격노출 왜

[김정일 방중] ‘은둔자’ 김정일 파격노출 왜

입력 2010-05-05 00:00
업데이트 2010-05-05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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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中유대-자신의 건재 과시 의도인 듯, 중국측 준비과정서 정보유출 가능성도

│베이징 박홍환특파원│“보여주려고 작정하지 않고서야…. 그런데 왜?”

베이징 외교가의 정보통들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파격적이고 이례적인 방중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은둔으로 점철했던 과거 네 차례의 방중 때와 달리 이번에는 드러내놓고 동선을 노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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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롄역 대기 北특급열차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일행을 태우고 중국에 들어온 특급열차가 4일 다롄역에서 대기 중이다. 다롄 경제기술개발구 내 제3부두 등을 돌아본 김 위원장은 오후 이 열차를 타고 베이징을 향해 출발했다.  다롄 연합뉴스
다롄역 대기 北특급열차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일행을 태우고 중국에 들어온 특급열차가 4일 다롄역에서 대기 중이다. 다롄 경제기술개발구 내 제3부두 등을 돌아본 김 위원장은 오후 이 열차를 타고 베이징을 향해 출발했다.

다롄 연합뉴스


실제로 김 위원장의 동선은 지난 이틀 동안 대부분 언론에 노출됐다. 일본 방송사의 TV카메라에 김 위원장의 절룩거리는 모습도 고스란히 잡혔다. 거리낌없이 호텔 밖에서 승용차에 오르는가 하면 50여대에 이르는 차량대열을 이끌고 다롄(大連) 시내를 휘젓고 다녀 누구라도 김 위원장의 움직임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다롄의 최고 번화가에 숙소를 잡은 것도 이례적이다.

이런 모습은 도착 당일인 지난 3일에도 마찬가지였다. 김 위원장을 태운 특별열차는 새벽에 산책 나온 주민들이나 한국·일본 취재진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경적까지 울리며 유유히 단둥(丹東)역으로 미끄러져 들어왔다.

더욱 놀라운 것은 김 위원장의 첫번째 방문지가 다롄일 것이라는 ‘특급정보’까지 사전에 노출됐다는 점이다. 일부 일본 언론은 김 위원장 도착 전 이미 다롄의 푸리화(富麗華) 호텔 현관 앞을 겨냥해 카메라를 고정해 놓고 있었다. 2006년 1월 9일간의 중국 방문 때 일주일 이상 암행했던 모습과는 크게 대조적이다.

베이징의 한 정보통은 “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고, 중국측의 준비 과정에서 정보가 샜을 가능성도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북한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북·중 간 돈독한 유대와 자신의 건재를 과시함으로써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남한 정부가 강경 노선으로 치닫는 것을 선제적으로 막으려는 의도가 크다.”고 분석했다.

stinger@seoul.co.kr
2010-05-0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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