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과 다른 행보…北中밀착 과시인가

5월과 다른 행보…北中밀착 과시인가

입력 2010-08-28 00:00
업데이트 2010-08-2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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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이번 방중 행보는 앞서 지난 5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와 자못 다르다.

 우선 비공개 행보가 두드러진 차이점이다.

 5월 방중 때 김 위원장은 첫 방문지인 다롄(大連)에서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시정부 광장 부근의 푸리화(富麗華) 호텔을 숙소로 잡았다.해변에 위치해 보안 통제가 용이한 다롄시의 영빈관 별장인 방추이다오(棒추<木+垂>島)를 택할 것이라는 일반의 예상을 깬 선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호텔 뒤로 높은 산이 있고,정면에는 폭 500m의 쑹화(松花)강이 흐르는 우송(霧淞)호텔(지린)에 이어 주변에 300~600m 길이의 숲이 형성돼 있어 외부에서 전혀 호텔을 둘러볼 수 없는 난후(南湖)호텔(창춘)을 숙소로 잡았다.

 또 앞선 방중 때 김 위원장은 다롄 도착 당일 오후 2시와 6시,9시 등 3차례 걸쳐 매번 50대 가까운 차량 행렬을 이끌고 외부 시찰을 다니는 등 언론에 과감하게 자신을 노출했으나 이번에는 달랐다.

 전격적으로 방북,각국 매체들이 대비를 하지 못한 26일 지린시 위원(毓文)중학교와 베이산(北山) 공원 등을 다닌 것으로 전해졌지만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한 것으로 알려진 27일 창춘(長春)에서는 종일 호텔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또 지난번과 이번 모두 열차를 이용해 중국을 찾은 점은 같았지만 경로와 열차 량수가 달랐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월을 포함,과거 방중 때면 늘 신의주-단둥(丹東) 루트를 이용했지만 이번에는 만포-지안(集安) 루트를 처음 이용하며 언론을 따돌렸다.

 여기에 더해 5월 방중 때 전용열차는 17량이었지만 이번에는 그 보다 9량 늘어난 26량이었다.공개행보를 했던 5월에 비해 이번 방중의 수행인원이 더 많다는 추정을 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이번 방중에는 아버지인 고(故) 김일성 주석의 발자취를 따라 위원중학교와 항일 유적지인 베이산공원을 참관하는 등 정권의 정통성을 부각시키는 ‘뿌리찾기’ 여정이 추가된 것이 눈에 띈다.

 일각에서는 이런 변화를 후계자로 내정한 삼남 김정은의 동행 가능성과 연결짓고 있다.

 만약 김정은이 동행했다면 현 단계에서 그를 노출시키는 것이 부담스러워 철저한 비공개 행보를 하고 있으며,후계자에게 정권의 뿌리를 직접 보여 주기 위해 김 주석 관련 유적지를 방문한 것 아니냐는 추정을 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정상회담 장소의 차이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지난 5월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회담했던 후 주석과 김 위원장은 이번에 후 주석의 여름 휴가를 즈음해 휴가지 부근에서 만나는 모양새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대통령 전용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 우방국 정상을 초청,특별한 친밀감을 표현했던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행보를 연상시키는 측면이 있었다.

 이와 관련,‘한.미.일 등의 대북 압박이 강해질수록 북.중간의 결속은 더 견고해진다’는 메시지가 이번 장소 선택에 담겨 있을 수 있다는 해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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