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000년 북미 코뮈니케’ 언급 의도는

北, ‘2000년 북미 코뮈니케’ 언급 의도는

입력 2010-11-22 00:00
업데이트 2010-11-2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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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대화·평화협정 강조…“협상유도 전략”

북한이 전격적으로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지난 2000년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북한과 미국이 발표한 ‘북.미 공동 코뮈니케’를 중시하고 있음을 시사하면서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미국의 핵전문가 지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소장은 지난 20일 공개한 ‘영변 핵시설 방문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한 고위 인사가 “지난 2000년 10월의 북.미 공동 코뮈니케가 문제 해결의 좋은 출발점”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2000년 당시 미국을 방문한 북한의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을 비롯한 미국 고위관리들이 공동 관심사를 논의한 후 발표한 북.미 공동 코뮈니케는 북.미 양자 간 관계개선을 기본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정전협정을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적대관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이와 함께 쌍방관계는 상호 존중과 내정 불간섭 원칙에 기초하고,외교적 접촉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며,북한은 미사일 문제와 관련 된 회담이 계속되는 동안 모든 장거리 미사일의 발사를 중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양측이 호혜적인 경제 협조와 교류에 협력하고 북.미 기본합의문을 준수하며 북한은 6.25전쟁 때 실종된 미군병사의 유해 발굴 에 협조하기로 하는 등의 내용도 포함돼 있다.

 비핵화 문제의 경우 당시만 해도 제네바 합의가 순조롭게 이행되고 있어 코뮈니케에는 중요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

 북한이 이처럼 양자간 적대관계 해소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북.미 공동 코뮈니케를 언급한 것은 핵개발의 책임을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으로 전가하면서 적대시 정책의 해소를 위한 평화협정 논의를 강조하는데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히 공화당 출신인 조지 부시 행정부 8년간 북미 직접 대화대신 한반도 주변 관련국이 모두 참여한 6자회담이 진행돼 왔음을 감안하면 민주당의 오바마 대통령을 상대로 ‘과거로의 회귀’ 의지가 엿보인다.

 게다가 우라늄 농축을 위한 원심분리기를 공개하면서 북.미 공동 코뮈니케를 강조한 것은 상황이 긴박하다는 메시지를 보내면서 미국을 양자간 협상 테이블로 움직이게 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마디로 ‘최강의 카드(우라늄)’을 제시하면서 ‘이래도 우리를 외면하겠느냐’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그렇다고 북한이 6자회담을 아예 외면하지는 않을 전망이다.한때 ‘6자회담은 죽었다’고 선언했던 북한은 최근들어 중국을 통해 6자회담 재개에 긍정적인 신호를 거듭해서 보내왔다.

 따라서 6자회담은 북미 양자대화가 재개되더라도 ‘6자의 틀’을 확대 적용하는 방식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어떤 형태로든 향후 6자회담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임을 시사한다.

 김성한 고려대 교수는 22일 “상황의 긴박성을 강조해 제재에서 협상 국면으로 유도하려는 북한의 전략이라며 ”이는 북한이 대내외적으로 핵보유국으로 인정 받고서 미국과 평화협정 및 군축협상 논의를 진행하려는 기존의 입장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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