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문맹률이 0%에 가까운 까닭은

북한 문맹률이 0%에 가까운 까닭은

입력 2012-10-08 00:00
업데이트 2012-10-08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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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주의 국가 특성…한자 폐지도 원인”

보편적인 교육제도의 도입으로 누구나 읽고 쓸 수 있는 시대가 됐지만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글을 제대로 읽거나 쓸 수 없는 사람이 적지 않다. 바로 고령의 노인들이다.

2008년 국립국어원의 ‘국민 기초 문해력’ 조사결과에 따르면 문장 이해능력이 거의 없는 19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7%인 약 26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읽고 쓰는 능력이 전혀 없는 비문해자가 62만명(1.7%), 낱글자나 단어를 읽을 수 있지만 문장 이해능력이 거의 없는 반(半)문해자는 198만명(5.3%)으로 분류된다.

이들 대부분은 과거 사회적 편견과 경제적 형편 탓에 학교를 다니지 못해 한글을 배우지 못한 노인들이다.

미국 역시 반문해자 비율은 21∼23%(약 4천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경제·사회·문화 모든 면에서 남한과 미국에 뒤져 있는 북한은 어떨까.

8일 미국 중앙정보부(CIA)의 ‘더 월드 팩트북(THE WORLD FACTBOOK)’에 따르면 북한의 ‘문자해독률(Literacy : 15세 이상 인구 중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인구)’는 1991년 기준으로 99%(남성 99%, 여성 99%)였다.

유엔개발계획(UNDP) 역시 지난해 11월 발표한 ‘2011 인간개발보고서’에서 북한의 문맹률을 0%로 집계했다.

북한은 유아사망률이 천명 당 평균 26명(세계 77위)에 달하고 기대수명은 평균 69세(남성 65세, 여성 73세)로 세계 151위인 국가라는 점에서 ‘의외’라는 느낌이 드는 수치다.

북한은 국가통계를 거의 공개하지 않아 이들 기구가 발표하는 북한통계도 전적으로 신뢰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있지만 탈북자들 역시 북한의 문맹률이 매우 낮다고 입을 모은다.

2000년대 남한에 정착한 한 탈북자는 “북한에 있을 때 글을 못 읽거나 못쓰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며 “아주 나이가 많은 노인 중에서도 문맹자는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문맹률이 낮은 이유는 두 가지 정도로 추정된다.

북한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문제연구센터 소장은 “북한은 해방 직후 강력한 문맹퇴치 운동을 전개해 고령자들도 글을 잘 읽고 쓰는 것”이라며 “특히 전체주의 국가인 북한에서 글은 사상교육, 체제 선전선동과 연결돼 있어 문맹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거의 완벽하게 한자 쓰기를 폐지한 것 역시 문맹률을 낮춘 요인 중 하나로 거론된다.

북한은 해방 직후인 1949년 3월 한자를 폐지했는데 일정기간 학술용어 등에서의 부분적인 한자 사용을 제외하면 지금까지 한결같이 한글만을 쓰도록 하고 있다.

당시 토지개혁의 정당성과 의의를 농민들에게 설득시키기 위해 대부분 문맹이었던 농민들을 계몽시키는 것이 급선무였고 어느 정도 한글을 읽고 쓰게 된 농민들을 위해서는 어려운 한자를 폐지해야만 했다는 것이다.

한편 남한의 한글날인 10월 9일은 세종 28년인 1446년 훈민정음이 반포된 날을 기준으로 한 것이지만, 북한은 한글 창제일을 기념해 1월15일을 한글날로 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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