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은, 외국인과 ‘찰칵’…개방 이미지 제고?

北김정은, 외국인과 ‘찰칵’…개방 이미지 제고?

입력 2012-11-02 00:00
업데이트 2012-11-02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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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관람시 뒷자리에 北주재 외국인 30여명

북한의 젊은 지도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외국인과 거리를 좁히는데 신경 쓰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은둔형 지도자’로 통했던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달리 그가 공개석상에서 평양 주재 외국 인사들과 가까이 있는 모습을 잇달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김 제1위원장이 지난달 29일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창립 60주년을 기념해 열린 모란봉악단 공연을 부인 리설주와 관람할 때 그의 바로 뒷자리에는 평양에 주재하는 외교사절단 등 외국인 30여 명이 앉아 있었다.

다음 날 조선중앙통신은 모란봉악단의 공연 소식을 전하며 “주조(주북) 외교 및 국제기구 대표들과 무관단, 대사관 성원들, 우리나라에 체류하는 외국 손님들이 공연에 초대됐다”고 소개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이 보도한 공연 사진에는 어린이까지 포함한 외국인들이 일어서서 손뼉을 치는 장면이 보인다.

북한은 종종 평양에 있는 외국 외교관과 국제기구 관계자 등을 행사에 초청하지만, 이들이 최고 지도자의 바로 뒷자리인 ‘상석’에 단체로 앉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 7월25일 평양 릉라인민유원지 준공식에 참석했을 때도 류훙차이(劉洪才) 주북 중국대사, 영국 외교관 등과 함께 놀이기구를 즐겼다.

올해 김정은 체제가 공식 출범한 뒤 평양에서 열린 각종 행사에 외국 인사가 과거보다 자주 초대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김 제1위원장의 이런 ‘외국인 껴안기’는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는 차별화된 행보로 볼 수 있다. 김정일 위원장은 외국 외교관들이 참석하는 공식석상에 좀처럼 얼굴을 내밀지 않았기 때문이다.

피터 휴즈 전 북한주재 영국대사는 지난해 9월28일 서울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지난 3년간 평양에서 체류하며 김정일 위원장을 대면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북한에서 직접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는 외국인은 중국 대사와 러시아 대사뿐”이라고 답한 적이 있다. 북한에 있는 외국 대사들조차 김정일 위원장을 가까이서 만나기 어려웠다는 얘기다.

하지만 김정은 제1위원장은 공연 관람 등을 계기로 평양 주재 외교관들을 가까운 거리에서 직접 만나고 있다.

이런 변화에는 김 제1위원장의 개방적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만화영화 캐릭터인 미키 마우스가 등장하는 모란봉악단 공연 관람이나 부인 리설주의 공개 등 김 제1위원장이 최근 들어 이어가고 있는 파격적 행보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김 제1위원장의 이런 행보는 스위스 유학 경험이 있는 그가 앞으로 외교 무대에 본격 등장하면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처럼 외국 지도자와 활발한 스킨십을 보여줄 것이라는 추측을 낳고 있다. 이는 또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경제 분야에서 과거보다 개방적 정책을 모색하는 흐름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개방적이고 국제적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연출하는 한편 북한이 완전히 고립된 사회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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