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로켓 발사 ‘성공’ 판단 기준은?

북한의 로켓 발사 ‘성공’ 판단 기준은?

입력 2012-12-06 00:00
업데이트 2012-12-06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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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사거리 절반 넘고 단 분리되면 성공 주장

북한이 이달 중순 예고한 대로 실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더라도 성공 여부가 또다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3국은 북한이 지금까지 강행한 장거리 로켓 발사가 모두 실패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북한은 1998년과 2009년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해 ‘위성 발사 성공’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렇다면 북한이 성공이라고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북한이 성공이라고 주장하는 1998년과 2009년의 장거리 로켓 발사는 로켓이 최대 사거리의 절반 이상을 비행하고 단 분리에 성공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북한이 1998년 8월 발사한 대포동 1호는 발사장에서 1천620km 떨어진 지점까지 날아갔고 2009년 4월 발사한 ‘은하 2호’는 발사장으로부터 3천846km 거리까지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북한이 지금까지 발사한 총 4차례의 장거리 로켓 중 2006년 7월5일 비공개로 발사한 장거리 미사일(대포동 2호)은 1단 분리도 안 된 채 발사장 근처 2km 지점에 추락한 것으로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또 올해 4월 발사한 ‘은하 3호’ 로켓은 발사 135초 만에 1단이 폭발하면서 추락했고 북한은 발사 실패를 시인했다.

북한이 운반로켓이라고 주장하는 추진체에 실제로 위성이 탑재돼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사실상 우주발사체와 탄도미사일 기술은 같은 공학적 원리가 적용된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북한이 로켓 발사를 통해 장거리미사일 기술 진보를 꾀했다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의 견해다.

일각에서는 대포동 1호의 사거리가 2천500km이고 대포동 2호의 최대사거리가 6천700km인 점을 고려하면 1998년과 2009년의 로켓은 사거리로만 봤을 때 ‘절반 이상의 성공’을 이룬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탄도미사일 기술에서 사거리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다단계 로켓의 단계별 분리라고 지적한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연장하려면 발사각도를 조절해 대기권 밖으로 미사일을 쏴야 하는데, 대기권 밖으로 미사일이 날아가려면 단 분리 기술이 핵심”이라며 “단 분리에 성공하면 어느 정도 성과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1998년 발사한 로켓은 3단 모두 분리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2009년 발사한 로켓도 적어도 1단 분리에는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최종 목적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확보에 있고, 따라서 미사일 사거리 연장을 위해 장거리 로켓 발사를 지속해온 것이라면 1998년과 2009년 발사 결과는 북한 입장에서 볼 때 ‘성공’을 자축할 만한 수준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북한은 1998년과 2009년 로켓 발사 직후 로켓 개발에 참여한 과학자들을 표창하는 등 성공을 자축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998년 12월9일 ‘강성대국의 위용 떨치는 광명성 1호’란 제목의 기사에서 “얼마 전 나라에서는 위성발사에 공헌한 과학자, 기술자, 노동자들과 일꾼들에게 국가표창과 선물 및 국가 학위학직을 수여했다”고 밝혔다.

또 조선중앙통신은 2009년 4월6일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전날 로켓 발사지휘소를 직접 방문해 로켓 발사 전 과정을 관찰했다고 전하며 “(김 위원장이) 과학자, 기술자들의 위훈을 높이 평가하고 감사를 주시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당시 로켓 발사에 공헌한 과학자들과 기념사진도 찍었다. 북한에서 최고지도자의 감사, 최고지도자와의 기념촬영이 최고의 표창이라는 점에서 북한이 2009년의 로켓 발사도 성공으로 판단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를 예고한 ‘은하-3호’ 로켓의 사거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까지 도달할 수 있는 1만㎞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북한은 ‘은하 3호’ 로켓이 단 분리에 성공하거나 최종 탄착지점의 거리가 5천km를 넘으면 이번에도 성공을 자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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