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국인 3명 동시 억류…북미협상 정치적 이용할 듯

北, 미국인 3명 동시 억류…북미협상 정치적 이용할 듯

입력 2014-06-07 00:00
수정 2014-06-07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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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 성경 남겨둔 관광객 지난달 중순 출국 직전 붙잡혀

북한이 지난달 북한을 방문한 미국인 남성을 억류하면서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이 세 명으로 늘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4월 29일 관광 목적으로 북한에 온 미국인 ‘제프레이 에드워드 포울레’(제프리 에드워드 파올레)를 억류해 조사하고 있다”고 6일 보도했다. 통신은 파올레가 체류 목적에 맞지 않게 북한법을 위반했고 해당 기관에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외교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그가 호텔에 성경을 남겨둔 채 출국하려고 했다는 이유로 북한에 억류됐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그가 지난달 중순 출국 직전에 억류됐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 4월 10일에도 미국인 밀러 매튜 토드를 억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토드가 북한에 망명을 희망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반공화국 적대범죄’ 혐의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은 미국인 선교사 케네스 배도 북한에 억류된 세 명 중 한 명이다.

북한이 이미 미국인 2명을 억류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인의 ‘불법행위’에 경고나 추방 등의 조치가 아닌 ‘억류 카드’를 또다시 꺼내 든 것은 미국 당국에 대한 압박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려 대화에 나오도록 해 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미국 정부와 핵, 인권 문제 등으로 날카롭게 맞서는 상황에서 미국인 억류 문제를 북·미 협상 등에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노림수로 분석된다. 과거 미국인 여기자 두 명을 석방할 땐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아이잘론 말리 곰스의 석방 때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했던 만큼 북한이 유사한 수순을 염두에 둔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 국무부의 한 당국자는 “세 번째 미국인이 북한에 억류됐다는 정보를 파악하고 있다”면서 “외국에 있는 미국인의 안전 확보가 최우선 사항”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평양의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이 남성의 석방을 위한 조치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 대사관은 북한 내 미국 시민과 관련된 문제에서 북한과 외교 관계가 없는 미국의 ‘이익대표국’ 역할을 하고 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2014-06-0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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