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북핵불용’ 중국에 “줏대없다” 노골적 반감

北, ‘북핵불용’ 중국에 “줏대없다” 노골적 반감

입력 2014-07-21 00:00
업데이트 2014-07-2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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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관계 냉각…북·러 접근은 가속

북한이 21일 ‘북핵 불용’ 원칙을 고수하며 남한에 접근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 주목된다.

북한은 이날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 담화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에 “일부 줏대 없는 나라들도 맹종해 미국의 구린내 나는 꽁무니를 따르면서 저저마다 가련한 처지에 이른 박근혜를 껴안아보려고 부질없이 왼심을 쓰고(조바심을 내고) 있다”고 비꼬았다.

’줏대 없는 나라들’은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에 보조를 같이 하는 중국을 겨냥한 표현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 1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규탄한 언론 성명을 발표하는 데 동참했다.

앞서 이달 초에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중국 최고지도자로서는 이례적으로 북한보다 남한을 먼저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며 우의를 과시했으며 공동성명에서도 북핵 불용 기조를 재확인했다.

북한은 시 주석의 방한을 앞둔 지난달 28일에도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논설에서 ‘대국주의자’라는 말로 중국을 우회적으로 겨냥한 바 있지만 이번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 담화에서 ‘줏대 없는 나라’라고 비꼰 것은 상당히 비판 수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작년 말 북한의 장성택 처형 이후 두드러진 북중 관계의 냉각기가 한동안 지속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들어 북중 관계가 냉랭해진 것을 보여주는 사례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북한은 북중 우호조약 체결 기념일인 이달 11일 예년과는 달리 북중 친선을 띄우는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작년 기념일만 해도 중국을 ‘혈맹’으로 부각하며 관련 글 게재나 기념 연회 등 축제 분위기를 연출한 것과는 뚜렷이 대조됐다.

중국의 대북 원유 수출이 올해 들어 5월까지 전무한 것으로 확인된 것도 북중 관계의 이상 기류를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상반기 정식 절차를 밟아 중국을 방문한 북한 주민 수도 201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하는 등 민간 인적 교류마저 뜸해지는 양상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최근 러시아와 일본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며 중국에 대한 의존에서 탈피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북중 우호조약 체결 기념일에 침묵했던 북한 매체들은 북한·러시아 공동선언 발표 14주년인 지난 19일에는 양국관계에 대한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깊은 관심까지 언급하며 친선을 한층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최근 러시아와 합작으로 준공한 함경북도 나진항 3호 부두 공사에 대해서도 “두 나라 인민들의 친선과 협조 정신에 의해 새로 마련된 운수 통로”라며 한껏 분위기를 띄웠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다음달 한미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과 올해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북한이 대외적으로 긴장 수위를 높일 수 있는만큼 북중 관계가 당분간 회복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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