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도 환율도…오바마 서울 G20서도 ‘빈손’

FTA도 환율도…오바마 서울 G20서도 ‘빈손’

입력 2010-11-12 00:00
업데이트 2010-11-1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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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중간선거 패배로 국내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차 방문한 서울에서도 사실상 ‘빈손’으로 돌아가게 됐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에 실패한 데다 환율 및 경상수지 불균형 등 핵심 이슈에서 미국의 목소리를 G20 공동선언문에 관철하지 못함에 따라 외교력마저도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이에 따라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미국 매체들이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미 FTA 타결 실패..“향후 전망 불분명”

 오바마 대통령이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던 첫 번째 무대는 11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이었다.

 한미 양국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쇠고기와 자동차 등 쟁점 현안에 대한 조율을 마치고 최종 타결을 선언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과는 ‘추가 협의’로 나왔다.

 양국 정상은 한미 FTA 세부사항을 해결하는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보고 가능한 한 이른 시일 안에 타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NYT는 11일(현지시간) ‘오바마 무역 전략,강력 저항 직면’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아시아 순방의 가장 실체가 있는 성과(concrete trophy)인 한미 FTA를 거머쥐지 못했다”고 표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몇 주안에” 쟁점 현안이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정상회의라는 압박이 사라진 상황에서 쇠고기나 자동차 등 장애물이 어떻게 해결될지 불분명하다”고 신문은 전망했다.

 WP는 “중간선거 패배로 약화된 오바마 대통령이 실패로 끝난 한국과의 FTA 협상에 영향력 한계를 드러냈다”는 제목으로 기사를 실었다.

 정치적으로 약해진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가져올 FTA를 미국에 가져오는데 실패했다는 해석이다.

 WSJ도 “이번 FTA 실패가 향후 5년간 미국의 수출을 배로 늘리겠다고 공약한 오바마에게 타격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환율.경상수지 中.G20 설득 실패

 환율과 경상수지 불균형 등 G20 정상회의 핵심 현안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은 이렇다 할 성과를 챙기지 못했다.

 우선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11일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진행한 양자회담에선 이견만 확인했다.

 이날 정상회담의 상당 부분이 환율 문제에 할애될 만큼 공세를 퍼부었지만 후 주석은 6월19일 환율 정책 유연화를 단행한 이후 위안화의 절상 움직임에 진전이 있었음에 주목해 달라면서 중국의 환율 절상 프로세스는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양보를 전혀 받아내지 못한 셈이다.

 12일 발표된 서울 G20 정상회의 공동선언문 상의 환율 관련 문구는 ‘(환율)시장 결정에 따르는 환율제도 지향’이었다.이는 경주 G20재무장관 회의와 유사한 수준이다.

 경상수지와 관련해선 ‘균형잡힌 경상수지를 위한 예시적 가이드라인을 내년 프랑스 정상회의부터 수행한다’는 합의를 얻어냈다.

 이는 미국이 제시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4% 이내 수준에서 경상수지를 관리하자’는 방안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결국 독일과 중국의 반발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공격수서 수비수로..양적완화 방어 급급

 위안화 절상 등 주요 이슈에서 공세적인 입장을 취해오던 미국은 이번 회의를 기점으로 자신의 위상이 ‘공격수’에서 ‘수비수’로 변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미국은 최근 단행한 2차 양적완화 정책을 방어하기에 급급했다.

 중국이 2차 양적완화에 대해 목소리를 높인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독일을 비롯한 일부 서방국과 브라질 등 개발도상국들까지 나서 미국의 조치에 대해 성토했다.

 한국은행도 미국의 양적완화가 자산거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까지 연준의 2차 양적완화 조치가 고의적으로 달러화 약세를 유도하는 정책일 수 있다면서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부작용을 경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9일 G20 정상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국 경제가 강해야 세계에 이익이 된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이 같은 논란을 잠재우진 못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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