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알사상 연구 함석헌학회 출범
‘씨알론‘으로 유명한 고(故) 함석헌 선생의 사상을 재조명하는 함석헌학회가 16일 출범했다. 이를 계기로 함 선생이 사회진화론자인지 여부를 둘러싼 논쟁도 뜨겁다.故 함석헌 선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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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함석헌학회 창립총회 학술대회에서 김영호 인하대 명예교수는 ‘함석헌과 사회진화론’이라는 주제의 글을 발표했다. 김 교수는 이 논문을 통해 함 선생이 사회진화론자라는 자신의 주장이 제대로 해석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논란의 시작은 김 명예교수가 지난해 3월 30권으로 발간한 ‘함석헌 저작집’(한기사 펴냄)에 붙인 서문. 김 명예교수는 이 글에서 함 선생의 주장에서 일관된 부분은 바로 사회진화론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함 선생이 창간한 ‘씨알의 소리’ 편집위원인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는 올해 ‘씨알의 소리’ 1~2월호에 “열등한 종족이 도태되고 우수한 종족이 보존되는 사회진화론은 함 선생의 사상과 양립할 수 없는 사상”이라고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실었다. 김 교수는 “만물을 짓고, 만물을 유지하고, 뜻을 이뤄가는 것은 힘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함 선생의 글을 인용하면서 함 선생의 사상을 힘을 숭배하는 사회진화론이라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명예교수는 이에 대해 “이토 히로부미가 ‘동양평화론’을 주장했다고 해서 안중근의 ‘동양평화론’은 잘못됐다고 할 수 있는가.”라거나 “함 선생의 ‘민족개조론’ 역시 친일로 전향한 이광수의 ‘민족개조론’과 똑같은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김 명예교수는 “사회진화론은 다양한 형태가 있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면서 “제국주의자들의 사회적 다윈주의와 함 선생의 사회진화론을 구분해야 하고, 사회를 기본단위로 인류가 발전해야 한다는 게 함 선생의 사상이고, 그런 의미에서 사회진화론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2010-04-17 2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