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밖 나갔다가…” 50대 사업가 남아공 피랍 ‘위험천만’

“호텔밖 나갔다가…” 50대 사업가 남아공 피랍 ‘위험천만’

입력 2010-06-09 00:00
업데이트 2010-06-09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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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월드컵이 열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50대 사업가가 현지 범죄조직에 납치됐다가 극적으로 풀려난 경험담을 경찰에 자세히 털어놓았다.

 9일 경찰에 따르면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 출장을 갔다가 현지 범죄조직에 납치돼 6일 만에 석방된 조모(58)씨는 최근 서울 중부경찰서를 찾아 자신을 도와준 데 대해 고마움을 전달했다.

 서울 중구에서 화물 중개업체인 P사를 운영하는 조씨는 ”남아공에서 바깥에 함부로 나가면 큰일난다“며 현지의 불안한 치안 상황도 설명했다.

 그는 ”20년 동안 이런 계통의 일을 했는데 처음으로 실수했다“며 호텔 이외 지역에서 낯선 이와 사업 계약을 추진한 것을 후회하기도 했다.

 조씨가 중부서의 도움을 받은 때는 피랍 발생일인 지난달 14일.

 5월 초 국제 무역업자를 자칭하는 ‘이브라힘’이라는 사람으로부터 ‘원하는 조건에 계약을 하겠다’는 연락을 받은 조씨는 혼자 남아공 요하네스버그로 출국해 미켈란젤로 호텔에 투숙했다.

 조씨는 이어 계약하기로 한 사업자가 호텔 밖에서 만나자고 제안해오자 당일 호텔 앞에서 대기 중이던 승용차를 타고 10여 분간 이동했다.

 그러다 갑자기 승용차가 멈춰 섰고 다른 흑인 한 명이 승차하더니 권총을 들이댔다고 했다.

 조씨는 40여 분간 다시 옮겨져 외곽 켄싱턴 지역의 한 주택에서 흑인 6명의 감시 속에 ”18번째 희생자다“란 말을 들었다.

 이들은 감금 상태에서 조씨에게 회사에 전화를 걸어 7만달러를 송금토록 협박했고,회사 측은 조씨의 첫 전화를 받고 피랍 사실을 모른 채 송금했다.

 납치범들의 욕심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고 조씨에 대한 협박은 계속됐다.

 그러나 조씨가 이메일을 통해 30만 달러를 추가 요구하는 과정에서 이를 의심한 회사 측은 피랍 의심이 들어 관할서인 중부서에 신고했다.

 범인들도 회사로부터 돈을 더 받을 수 없다고 판단한 듯 납치 6일 만에 조씨를 숙소 인근에서 풀어 줬다.

 조씨의 석방 소식을 접했지만 중부서는 강력 3팀에 사건을 배당해 수사를 중단하지 않았다.

 남아공에 파견된 경찰 주재관을 통해 현지 상황을 파악했고,조씨가 사용한 휴대전화 통화내역과 7만달러를 송금한 홍콩계좌 추적 결과를 주재관에게 통보했다.

 주재관은 중부서에서 전달받은 조씨의 신용카드 사용 내역,이메일 IP 주소,수사 상황 등을 현지 경찰에 통보했고,이를 토대로 현지 경찰은 납치범 6명을 전원 검거했다.

 당시 납치범의 근거지에서는 브라질 사업가가 전기다리미로 고문을 받아 배와 가슴 등에 화상을 입은 상태로 발견되기도 했다.

 중부서는 이와 별도로 회사 측이 7만달러를 송금한 홍콩계좌에 대해 동결 조치를 경찰청을 통해 홍콩 인터폴에 요청,7만달러의 인출도 막을 수 있었다.

 조씨는 귀국 즉시 중부서에 들러 ”경찰이 적절히 잘 대처해 살아 돌아올 수 있었다.두 번째 태어난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감사를 표했다.회사 직원도 다시 중부서를 방문해 고마움을 거듭 전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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