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쑥대밭’…”엄두가 나지않아 말도 못해유”

‘마을 쑥대밭’…”엄두가 나지않아 말도 못해유”

입력 2010-07-25 00:00
업데이트 2010-07-2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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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이 온통 쑥대밭이라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네요.”

 25일 오후 충남 부여군의 가장 오지마을인 은산면 장벌리 장재울마을 앞길에서 흘러내린 토사를 삽으로 치우던 김정선(63),김순자(60.여)씨 부부는 “(피해가 너무 많아)엄두도 안 나와 말도 못하겠다”며 하소연했다.

 청양군과 경계지점에 있는 이 마을로 통하는 도로에는 폭우가 내린 지 하루가 지난 현재까지도 돌멩이 등 크고 작은 자갈과 토사가 널려 있어 승용차로 진입하기 어려웠다.

 마을 입구에는 인근 야산과 밭에서 쏟아져 내린 흙과 모래를 치우는 굴착기 1대와 덤프트럭 2대가 분주히 흙을 치우고 있었다.

 2㎞ 길이의 장벌천을 따라 마을로 들어서자 피해는 끔찍했다.

 마을 뒷산 10여곳이 산사태로 움푹 내려앉았으며,하천변 밭들은 모래와 자갈밭으로 변해 성한 곳이 없을 정도였다.

 김씨 부부는 “이번 폭우로 한약재로 쓰이는 맥문동과 고추밭이 온통 자갈밭으로 변해 한해 농사를 망쳤다”며 “동네에 남아 있는 노인들의 힘만으로는 도저히 복구할 수 없어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24일 자정께 3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산너머 나령리 마을에는 실종된 김희태(85)씨 부부를 찾기 위한 수색작업에 나선 900여명의 소방대원과 군인,공무원들로 온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이들은 은산천에서 백마강까지 14㎞구간에서 조를 이뤄 수색작업을 하느라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또 매몰 예상지역에는 굴착기를 동원해 흙과 모래를 치웠으나 아직 실종자들을 찾지 못해 가족들이 애를 태웠다.

 이날 사고 현장을 방문한 박연수 소방방재청장은 복구작업을 하는 공무원들을 격려하고 나서 “이번 사고원인에 대해 이런저런 말(골프장의 저류조가 붕괴해 한꺼번에 많은 양의 물이 쏟아져 발생한 사고)이 돌고 있으나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자세히 조사해 원인을 밝히도록 하라”고 관계자들에게 지시했다.

 또 부여지역 다른 수해지역 주민들도 이른 아침부터 물이 빠진 농경지로 나와 무너진 둑을 고치고,물고를 손보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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