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와의 ‘전쟁’ 벌이는 경포 해변

쓰레기와의 ‘전쟁’ 벌이는 경포 해변

입력 2010-08-15 00:00
업데이트 2010-08-15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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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27만명의 피서객이 찾은 15일 오전 2시를 조금 넘은 시간,강원 동해안의 대표적 해수욕장인 강릉시 경포 해변의 백사장 모습은 젊음과 낭만은 온데간데없고 온통 쓰레기만 넘쳐났다.

 새벽까지 해변의 중앙통로 주변 백사장을 가득 메웠던 피서객들이 청소를 위해 백사장을 뜨면서 드러난 백사장 모습은 한 마디로 가관이었다.

 고성방가와 함께 맥주와 소주병,생수와 음료수 병이 각종 안주와 과자 봉지,먹다 남은 치킨과 피자,돗자리와 함께 바닷바람에 이리저리 나뒹굴어 맑고 깨끗한 경포 백사장 본래의 모습은 아예 찾아볼 수 없었다.

 경포 해변에는 매일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야간 피서객이 2만∼3만명이 몰리고,이 가운데 20대가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청소 용역업체 관계자는 “1.8㎞에 이르는 경포 해변 백사장에서 하룻밤에 수거되는 담배꽁초는 리어카 2대,소주와 맥주병은 2.5t 트럭으로 1대 분량이 매일 쏟아져 나온다고 보면 된다”라며 “자신들이 먹고 마신 쓰레기를 들고 나가는 피서객 봤느냐?”라고 오히려 되물었다.

 아직 어둠이 한창인 새벽 2시부터 백사장 청소차량인 비치클리너를 비롯한 청소차량 3대와 20여명의 인부들이 대대적인 청소에 나섰지만,청소가 채 끝나기도 전에 거세게 부는 바람에 백사장에 있던 쓰레기가 대거 바다로 날아들었다.

 시는 이번 피서철 경포를 비롯한 담당 해변에서 1천t의 쓰레기가 배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깨끗한 백사장을 위해 하루 35명의 인력과 3대의 차량을 동원해 하루 4차례 청소를 반복해 실시하고 있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개장 이후 가장 많은 80만여명의 피서객이 몰렸던 지난 1일 많은 피서객이 술을 마시는 등 밤을 지새우고 떠난 뒤 백사장은 온통 쓰레기로 뒤덮여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평소 12∼13t가량 배출되던 쓰레기가 이날은 30t 가까이에 이를 정도였다.

 그러나 이 같은 쓰레기양은 강릉시가 지난 6일부터 시행한 극약처방에 의해 절반가량 줄었다.

 시가 일부 피서객들이 백사장 내에서 밤새 고성방가,음주,노숙 등 무질서한 행위를 지속하고 먹고 마시고 그냥 가버리는 피서객들로 가족단위 피서문화는 상실되고 청소년 범죄가 빈발하자 명품 해변의 이미지 훼손 등이 우려된다며 새벽 2시부터 청소를 시작,사실상 피서객의 백사장 출입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강릉시 관계자는 “앞으로 백사장 내 음식물 반입금지,새벽 2시 이후 일시 소등 등을 통해 경포 해변의 야간 무질서 행위를 근절해 청정 이미지를 높이고 가족단위 해변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무리 백사장 출입을 금지하고 시간을 당겨 청소하는 극약처방에도 피서객의 의식전환이 무엇보다 필요해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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