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수험생 부담 ‘대학이 열쇠 쥐었다’

수능 수험생 부담 ‘대학이 열쇠 쥐었다’

입력 2010-08-20 00:00
업데이트 2010-08-20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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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확 바뀌는 수능시험이 과연 수험생의 부담을 덜어줄지,고교 교육을 제 틀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비록 확정된 안은 아니지만 중장기 대입선진화 연구회가 19일 수능체계 개편안의 얼개를 발표함에 따라 이제 공은 대학으로 넘어간 셈이 됐다.

 실제로 각 대학은 2014학년도 수능시험을 치르는 현재 중학교 3학년 학생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내년 3월까지는 대학별로 수능 자료를 어떻게 활용할지 기본적인 전형안을 내놓아야 한다.

 그래야만 수험생이 고교 1학년 때부터 자신이 목표로 하는 대학의 기준에 맞춰 A형이든 B형이든 국어·수학·영어 기초영역의 기반을 닦아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19일 연구회 세미나에 지정토론자로 참여했던 이기범 숙명여대 입학처장은 “A형과 B형으로 나뉜 수준별 시험이 실효성이 있을지는 대학이 키를 갖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어·수학 둘 다 어려운 B형(현행 수능 난이도)을 선택할 수 없게 해 인문사회계는 국어B-수학A,이공계는 국어A-수학B로 수렴될 공산이 크지만,영어는 A형이냐,B형이냐에 따라 대학 간,심지어 같은 대학 내 전공 간에도 서열을 매기는 수단이 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상위권 대학은 B형 선택을 고집하고 중하위권 대학은 A·B형을 다 열어놓되 A형만 선택하도록 하는 대학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이 많다.

 문과라도 경영대처럼 수리 능력이 필요한 전공에서는 수학 B형을 요구할 수도 있다.또 이공계라도 영어는 A형보다 B형을 선호하는 대학이 많이 나올 수 있다.

 2013년부터 대학별 고사를 완전 자율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큰 변수로 등장한다.

 이기범 처장은 “대학 입장에서는 수능으로 가려내기 어려우면 논술을 기반으로 한 대학별 고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13년 대학별 고사 자율화와 2014학년도 수능 대개편이 맞물리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대입 전형이 주류를 이룰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보름 사이에 1,2차 시험을 치르고 그것도 A형,B형으로 나뉘기 때문에 대학 입장에서는 서로 다른 기준의 4가지 성적을 갖고 학생들을 평가해야 하는 부담이 크다.

 백분위 변환표준점수제로 난이도의 차이를 없앤다고 하지만 자칫 난이도 조절에 크게 실패하거나 1,2차 응시자 수가 현격한 차이를 보이면 점수의 신뢰도를 흔들어버릴 수도 있다.

 부산대 김병권 입학처장은 20일 “내년 2월까지는 방향을 잡아야 할 텐데 고민이 많다”며 “어찌 됐든 바뀐 수능의 도착점은 고교 교육을 정상화하는 데 맞춰져야 한다.대학에서도 수능을 통해 고교교육 과정을 평가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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