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 징집·동원령’ 유포자 잇단 검거 조사

‘예비군 징집·동원령’ 유포자 잇단 검거 조사

입력 2010-11-26 00:00
업데이트 2010-11-26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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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6일 북한의 연평도 공격과 관련해 주변 사람들에게 허위 문자메시지를 보낸 혐의(전기통신기본법 위반)로 김모(26)씨 등 6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지난 23일 오후 4시30분부터 오후 8시 사이 예비군 대상자인 친구와 선후배 수십명에게 국방부와 병무청을 사칭해 ‘예비군 훈련지로 집결하라’는 내용의 허위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연평도 공격으로 인한 긴장 분위기를 이용해 지인들을 혼란스럽게 하려고 장난 삼아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황시원 사이버범죄수사대장은 “이들이 공기관을 사칭,전화번호를 조작해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여러 사람을 불안케 하고 국방부와 병무청에 문의전화가 오는 등 업무에 지장을 줬다”고 말했다.

 강원도 강릉경찰서는 26일 북한의 연평도 무력도발과 관련,친구들에게 허위로 예비군 동원령 문자를 발송한 혐의(전기통신기본법 위반)로 강릉 모 대학에 재학 중인 최모(22)씨를 붙잡아 수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 23일 오후 군을 다녀온 고교와 대학 친구 등 모두 18명에게 ‘국방부입니다,동원 예비령이 발령되었습니다,신속히 각 부대로 복귀해 주시기 바랍니다.실전상황’이라는 허위의 문자를 발송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최씨는 친구 이모씨가 모르는 사람에게 같은 내용의 문자를 받은 사실을 알고 장난삼아 같은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자신의 친구들에게 발송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최씨의 친구에게 같은 내용의 허위의 문자를 발송한 사람에 대해서도 수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김영대 부장검사)도 25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과 관련해 ‘예비군 징집·동원령’ 등의 유언비어를 퍼뜨린 혐의(전기통신기본법 위반)로 14명을 소환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한 직후 ‘지금은 전시 중입니다.예비군 소집을 명하니 군복을 착용하고 ○일 ○시까지 관할 군부대로 집결 바랍니다’ 라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모두 10~20대의 대학생이나 회사원,자영업자로,국방부나 병무청으로 발신인을 조작해 주로 지인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대량 발송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행위는 문자메시지 수신자들의 신고를 받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검찰에 제보해 밝혀졌다.

 검찰은 이들 외에 인터넷이나 휴대전화 문자로 연평도 포격과 관련한 각종 유언비어를 퍼뜨린 사람들을 추가로 확인,이들 역시 조만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유사범죄 전력,문자메시지 내용과 횟수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해 이들의 형사처벌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축포녀’ ‘백털녀’…무개념 네티즌 눈살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이후 장난으로 예비군 허위소집 메시지를 보낸 이들이 잇따라 경찰에 입건되는 가운데 축포녀,백털녀 등의 일부 ‘무개념’ 네티즌들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26일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과 관련해 ‘예비군 소집 동원령이 내려졌다’는 허위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혐의(전기통신법 위반)로 박모(19.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박씨는 24일 오후 7시10분께 부산 금정구 서구의 모 패스트푸드점에서 휴대전화로 친구 등 6명에게 ‘국방부,예비군법 제4조 8항에 근거해 긴급소집령’이라는 내용의 허위문자를 보낸 혐의다.

 이에 앞선 23일에도 김모(35)씨가 ‘국가 위기상황 관리본부입니다.소집대상으로 24일 10:00까지 부산역 광장으로 소집바랍니다’라는 내용의 허위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허위 동원령 문자가 잇따르자 부산지방병무청은 ‘예비군 긴급소집’ 허위 문자에 현혹되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이같은 허위 소집령에 대해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도발로 군인과 민간인 살상자가 많이 발생해 나라 전체가 비상상황에 처해 있는데도 이렇게 재미삼아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행위가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라며 비난했다.

 일부 네티즌이 남긴 경솔한 글들도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23일 한 기혼여성은 이번 북한의 연평도 포격과 관련 “오늘 폭격은 북에서 남편의 생일을 축하해주는 축포인가”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려 ‘축포녀’라는 신조어를 낳으며 네티즌들로부터 심한 질타를 받았다.

 또 “피난을 가더라도 짐을 명품에 싸고 싶다.”,“전쟁 나면 백화점에 명품을 털러 가겠다.”라는 글을 남긴 트위터 사용자들은 각각 ‘연평도 명품녀’,‘백털녀’ 별칭을 얻으며 네티즌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반면 23일 유튜브에 올려진 연평도 포격을 다룬 CNN 속보 영상에서 한 터키 네티즌은 “한국은 혼자가 아니며 할아버지도 1950년대에 한국을 위해 싸웠는데 나도 그렇게 할 것이다.”라는 댓글을 남겨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연합뉴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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