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죽여놓고 이제와서 ‘유감’ 말이 되나”

“사람 죽여놓고 이제와서 ‘유감’ 말이 되나”

입력 2010-11-27 00:00
업데이트 2010-11-27 21:4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27일 북한이 연평도 포격 사태 이후 4일만에 처음으로 유감을 표명한 데 대해 연평도 주민들은 황당함을 넘어 분노를 나타냈다.

 북한이 한미합동훈련을 앞두고 사실상 꼬리를 내린 셈이라며 북한의 재도발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안도하는 주민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북한을 믿을 수 없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이미지 확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이 연평도에 쏜 길이 3m, 사거리 20㎞인 122㎜ 방사포 파편이 공개됐다. 이는 인천 중·동구, 옹진군이 지역구인 한나라당 박상은 의원이 지난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현장에서 가져온 것으로 공개 뒤 군에 돌려줬다.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이 연평도에 쏜 길이 3m, 사거리 20㎞인 122㎜ 방사포 파편이 공개됐다. 이는 인천 중·동구, 옹진군이 지역구인 한나라당 박상은 의원이 지난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현장에서 가져온 것으로 공개 뒤 군에 돌려줬다.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현장 사진] ‘北포격’…폐허가 된 연평도

 이날 저녁 TV에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것이 사실이라면 지극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는 조선중앙통신사의 논평이 흘러 나오자 주민 황모씨는 자신도 모르게 혀를 찼다.

 황씨는 “사람 죽여놓고 이제 와서 유감을 표명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미국 항공모함이 다가오니까 겁을 먹고 저러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한전 연평도 발전소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예전 판문점 도끼 만행사건 당시와 똑같다”고 했다.

 이 직원은 “그때도 미국이 항공모함을 보내고 전군이 전시태세에 들어가니까 그제야 사과했었다”며 “재도발 가능성이 조금이나마 낮아진 듯 해 다행이다”고 말했다.

 주민 박철훈(56)씨도 “북한이 유감을 표명하다니 의외다.내 생각과는 달리 좋은 방향으로 일이 풀리는 것 같은데 우리나라가 무슨 포진지 옆에 인간방패를 뒀다고 사족을 달았더라”고 했다.

 박씨는 “일단 유감을 표명한 만큼 북한이 다시 포격을 가하지는 않을 것 같지만 워낙 믿을 수 없는 상대라 걱정을 완전히 버릴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다른 잔류 주민과 지역 관공서 직원들도 여전히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우려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관은 “개인적으로는 형식적인,관례상 하는 얘기인 것 같다.민간지역인걸 뻔히 알면서 쏴놓고 유감이란 건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사과할 생각이 있다면 애초 도발 자체를 안 했을 것이다.유감을 표명했다고 해도 여기서는 언제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르니 더욱 방비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사는 이날 ‘군사적 충돌을 초래한 장본인은 누구인가’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유감’을 표시했지만 이번 사태의 책임은 포진지 주변과 군사시설안에 민간인을 배치해 인간방패를 형성한 남측에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를 담은 ‘모수개혁’부터 처리하자는 입장을, 국민의힘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각종 특수직역연금을 통합하는 등 연금 구조를 바꾸는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모수개혁이 우선이다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