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수능’ 성적 배부…떨어진 점수에 탄식

‘어려운 수능’ 성적 배부…떨어진 점수에 탄식

입력 2010-12-08 00:00
업데이트 2010-12-0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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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일제히 배부된 8일 오전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는 희비가 엇갈린 수험생들의 탄식과 환호가 교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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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성적표 배부일인 8일 오전 대전 서구 둔산여고 학생들이 성적표를 보며 점수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능 성적표 배부일인 8일 오전 대전 서구 둔산여고 학생들이 성적표를 보며 점수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예년에 비해 상당히 어려웠던 수능이라 대부분 점수가 내려간 탓에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무거웠지만, 가채점 때 예상과 달리 등급이 올라간 학생은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이날 오전 9시20분께 서울 중구 계성여고 3학년 교무실 앞.

학생 두세 명이 교무실 앞을 기웃거리자 한 교사가 웃으며 “성적표 배부는 10시부터”라며 학생을 돌려보냈다.

그러다 5분 뒤 3학년6반 담임 서우종 교사가 수능 성적표와 면담 시간표를 들고 교실에 들어섰다. 여학생들의 수다로 시끌벅적하던 교실이 순간 조용해졌다.

서 교사는 면담 시간표를 먼저 나눠주고서 학생 이름을 하나씩 호명했고 성적표를 눈으로 확인한 학생들의 입에서 탄식 또는 안도의 한숨이 새나왔다.

“망했어” “오늘부터 성적 얘기는 하지 말자” “짜증 난다” 등등의 말이 교실 곳곳에서 들렸고 성적표를 받아들자마자 바로 구겨버리는 학생, 할 말을 잃은 듯 고개를 떨어뜨리는 학생도 보였다.

이령경(18)양은 “착잡하다. 생각외로 잘 못 본 것 같다. 당황한 탓인지 언어영역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송파구 잠실여고에도 성적표가 배달됐다.

제일 먼저 성적표를 받은 학생은 “야! 등급 올랐다”라고 소리치며 두 손을 치켜들고 펄쩍 뛰었다.

반면 성적표를 받고 자리로 돌아와서도 차마 제 눈으로 성적을 확인하지 못하는 학생도 있었다. 학생들 사이에서 “하아~” “이럴 수가” “내 성적 돌려줘” 하는 탄식이 나왔다.

10곳 넘게 수시전형에 지원했다는 이효성(18)양은 “평소 실력에 비해 언어영역을 잘 못 봤지만 등급 컷에 걸린 수리영역이 잘 나왔다. 시험이 어려워서 반 친구들이 전체적으로 잘 못 본 것 같은데 어쨌든 성적표를 받고 나니 후련하다”고 말했다.

지난해보다 시험 난도가 크게 높아져 전체적으로 제자들의 성적이 좋지 않자 이를 지켜보는 교사들의 마음도 무겁기는 마찬가지였다.

교사들은 올해 수능 응시생이 크게 늘었고 내년부터 인문계 수리영역에 미적분이 추가돼 시험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한 학생들이 대거 하향 안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되자 “진학지도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서울 종로구 풍문여고 3학년8반 조미영(36·여) 담임교사는 “36명 중 10명 정도가 가채점한 것보다 점수가 한 등급씩 떨어졌다. 수시 2차에 지원했는데 등급을 못 채워 탈락할 처지가 된 학생도 있다”며 “신중하게 진학 지도를 해야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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