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 사퇴 전문…“전경련 해체해야...”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 사퇴 전문…“전경련 해체해야...”

입력 2012-03-29 00:00
업데이트 2012-03-29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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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직을 사퇴합니다.

오늘 이자리를 떠나고자 한다.

그동안 나름 성과를 거뒀고 오해도 받았지만 더이상 이자리를 지키는 게 의미없다는 생각과 동반성장에 대한 대통령과 정부, 국민의 관심을 환기하기 위해 지금 사퇴하는게 최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대기업은 돈이 있어도 투자할 곳을 못찾고 중기는 투자처를 못찾습니다. 그래서 모든 국민의 기대가 남달랐습니다.

대기업의 이익 속에는 협력 중기의 고통분담이 포함돼있으나 그 보상을 충분히 못받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그 이익이 협력기업에 흘러가도록 유도하면 우리경제에 활력이 전파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이익공유제를 제안했습니다. 저는 동반성장위원회가 대기업의 파트너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대기업은 협력업체와 초과이익을 공유하는건 교과서에도 없다고 합니다. 포퓰리즘이라고 했습니다. 재벌총수가 범죄를 저질러도 기업과 정신을 위해하면 안된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대기업은 물론 정부도 사회적 상생을 위해 어떤 것도 하려고 하지않았습니다.

저는 동반성장을 왜곡하는 이같은 현실에서는 위원회가 반쪽짜리 밖에 될 수 없다는 한계를 느꼈습니다.

전경련은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필요에 따라서는 발전적 해체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대기업이 산업화 시기 경제발전에 기여한 것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독재권력과의 유착으로 몸집 키웠고, 그 보호막이 사라지자 전경련이라는 보호막으로 대체했습니다. 우리 재벌들은 이익을 위해서라면 기업철학도 휴지통에 넣기를 서슴지않습니다. 전경련은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현 정부에 엄정히 촉구합니다.

비정규직과 실업증가, 중기 및 자영업 몰락, 늘어나는 가계부채, 그 이면의 정당치 못한 부의 세습. 우리 사회는 어느새 극소수만을 위한 사회가 됐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무엇을 했습니까. 시장의 자율이라는 말로 부당한 시장 지배력을 방치했습니다.

부의 추가 기울어지면 사회갈등이 폭발합니다. 양극화는 민주주의에 위기를 가져옵니다. 상생하지 않으면 공멸합니다. 지금은 동반성장이 시대정신입니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미래지향적 가치중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입니까.

정부는 동반성장의 시대정신 실천하기 위해 진정성 있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야 합니다. 알맹이 없는 정책을 통해 어떻게 공감 얻고자 합니까. 시대정신을 회피한 정부가 성공한 예는 본 적이 없습니다.

저는 동반성장위를 떠나지만 소신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사회 구석구석에 동반성장의 가치가 퍼져야 한다고 믿습니다.

저는 국민 삶으로 걸어들어가 부자와 가난한자, 수도권과 지역, 남과 북이 동반성장하는 생각을 펼치고자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사회의 발전에 필요하다면 무슨 역할, 어떤 방식이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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