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노출 우려 신청자 없어… 檢, “대상자 찾아가 도울 것”
성폭력, 학교 폭력 등 범죄 피해자가 보복이 염려돼 사는 곳을 옮겼다면 검찰로부터 이사 비용 전액을 지원받을 수 있다. 하지만 범죄 피해자들은 이 제도를 이용하지 않고 있다. 신분 노출을 우려하기 때문이다.대검찰청은 지난 4월부터 ‘범죄 피해자 이전비 지원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보복당할 우려가 있는 범죄 피해자나 중대범죄 신고자, 증인 및 그 친족이 이사를 할 때 ‘이전비 지원 신청서’를 제출하면 심사를 통해 이사 비용 전액을 지급하는 제도다. 신청서는 이사한 때로부터 1년 이내에 관할 검찰청에 접수하면 된다. 학교 폭력 사건의 경우 가해 학생이 입건되지 않더라도 피해 학생이 전학 혹은 이사를 한다면 이를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이용률은 극히 낮다. 서울중앙지검에는 제도 시행 이후 8월까지 단 한 명의 신청자도 없었다. 제도 시행 초기라 제대로 홍보가 되지 않은 데다 범죄 피해자들이 신청서를 접수하는 과정 등에서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는 것을 꺼려서다.
이에 중앙지검은 신분 노출 등을 이유로 검찰청에 오길 꺼려하는 피해자에게 담당 직원을 보내 신청서 작성을 돕는 등의 방법으로 9, 10월 두달 동안 7명에게 평균 58만원의 이사 비용을 지원했다.
검찰은 성폭력 피해자들이 노출을 꺼려하기 때문에 신청이 저조하다고 보고 앞으로도 적극적인 지원 행정을 펼칠 계획이다. 중앙지검 피해자 지원과는 “주거지나 그 인근에서 사건이 벌어진 성폭력 피해자는 대부분 이사를 한다.”면서 “앞으로도 담당 부서인 여성아동범죄조사부와 협조해 앉아서 신청자를 기다리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지원 대상자를 찾아 도울 방침”이라고 밝혔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2012-11-05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