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경찰, 고교 중퇴생 2명 조사

청소년들의 집단폭행을 목격한 50대 남성이 이를 막으려다 되레 무차별 구타를 당해 생명을 잃을 뻔했다.

충남 아산경찰서는 7일 자신들을 훈계하는 이모(54)씨를 폭행한 혐의로 A(17)군과 B(16)군 등 10대 2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사건은 지난 3일 밤 이씨가 업무를 마치고 집으로 가던 길에 발생했다.

그는 당일 오후 7시40분께 아산시 온천동 한 초등학교 옆을 지나다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학교 운동장 쪽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 것이다.

운동장에 들어선 이씨는 10대 청소년 2명이 자신들보다 덩치가 작은 다른 학생을 마구 때리는 광경을 목격했다.

그는 이들에게 다가가 “이러면 안된다. 그만하라”고 따끔하게 혼을 냈다.

하지만 ‘어른의 훈계’에 대한 이들의 대답은 주먹 세례와 발길질이었다.

이들은 이씨가 쓰러질 때까지 무차별로 폭행했다. 급기야 바닥에 넘어진 이씨를 발로 걷어차 의식을 잃게 만들기까지 했다.

머리를 심하게 다친 이씨는 뇌출혈로 천안의 한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을 접한 경찰은 피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병원에 있는 이씨를 찾았다.

그러나 머리를 다친 이씨가 현장 상황에 대한 기억을 제대로 하지 못해 초기 수사에 애를 먹었다.

’10대’란 단서만을 있는 경찰은 아산에 있는 모든 중·고교를 수소문한 끝에 당시 현장에서 폭행을 당하고 있던 중학생들을 찾아냈다.

이들로부터 “아는 동네 형”이란 진술을 받아낸 경찰은 6일 A(17)군과 B(16)군의 신원을 확보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전체적으로 진술을 받아 형사처벌 범위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금 우리 사회는 청소년의 잘못된 행동을 바로 잡아주기 위해 ‘맞을 용기’를 내야 하는 사회가 된 것 같아 씁쓸하다”며 “경찰도 학생 선도활동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