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대교서 투신직전 부모 신고받은 경찰이 발견해 설득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을 비관해 다리에서 투신하려던 20대 남자 수험생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덕택에 목숨을 건졌다.
4수생인 이씨는 올해도 수능을 망쳤다는 생각에 시험 종료 후 양재동에 있는 고사장에서 압구정동까지 무려 4시간을 혼자 걸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경찰에 붙들리기 5분 전인 오후 10시께 동호대교 인근에 설치된 공중전화로 집에 전화를 걸어 “이번에도 시험을 잘 못 봤다”며 울먹이고서 곧바로 끊었다.
우울증을 앓아온 데다 평소 ‘죽는다’는 말을 자주 해온 터라 이씨 어머니는 아들이 자살 직전 연락한 것이라 여기고 곧장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씨가 머문 공중전화부스의 위치를 추적, 압구정파출소 순찰차 2대를 동호대교 인근에 출동시켜 혼자 있는 20대 남성을 샅샅이 뒤졌고 5분도 안 돼 다리 쪽으로 걷던 이씨를 발견해 설득 끝에 파출소로 데려갔다.
이씨는 유서를 갖고 있지는 않았지만 경찰에 “자살하려 했으며 위치가 발각될까 봐 공중전화를 사용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가 파출소로 달려온 부모님을 만나자마자 부둥켜안고 한참 울고선 집에 돌아갔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