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미 출석 통보… “수사 방해” 반발
서울고검 김모(51) 부장검사의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김수창 특임검사가 13일 오후 김 부장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앞서 경찰은 김 부장검사에게 오는 16일 경찰 출석을 통보한 상태다. 특임검사가 김 부장검사를 경찰보다 먼저 소환하게 되면서 경찰의 반발이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현직 부장검사 비리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를 놓고 검경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김기용 경찰청장이 1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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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임검사팀은 12일 김 부장검사에게 소환을 통보하는 한편 유경선(57) 유진그룹 회장과 유 회장의 동생 유순태(46) EM미디어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특임검사팀은 이들을 상대로 김 부장검사에게 6억원을 건넨 경위와 대가성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임검사팀은 김 부장검사를 불러 그동안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강도 높게 추궁할 방침이다. 김 부장검사는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씨의 측근으로부터 2억 4000만원, 유진그룹 측으로부터 6억원을 차명계좌를 통해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후배 검사 3명과 함께 미공개 주식 정보를 이용해 수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은 의혹도 받고 있다. 이 밖에 2008년 이동통신사 KTF(2009년 KT에 합병) 임원으로부터 해외여행 경비를 지원받고 차명계좌를 통해 수백만원~수천만원을 입금받은 의혹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서 진행하던 KT 및 KTF 납품 비리 수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도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
경찰은 김 부장검사의 소환 소식에 반발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이 미리 소환 통보를 한 상황에서 특임검사가 김 부장검사를 소환하는 것은 경찰의 수사를 방해하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경찰은 김 부장검사를 둘러싼 기존 비리 의혹 이외에 새로운 의혹이 추가로 포착돼 내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과는 이날 김 부장검사가 개인, 기업에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자금을 받았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한 데 이어 2010년 다른 검사가 수사 중인 특정 사건에 김 부장검사가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제보를 확인 중이다.
●경찰 “다른 사건 부당 개입 정황”
경찰청 관계자는 “김 부장검사에게 거액의 자금을 입금한 개인이나 기업 관계자들을 조사한 결과 김 부장검사가 대가성 있는 자금을 받았다고 판단할 만한 상당한 진술과 정황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와 함께 김 부장검사가 KTF로부터 해외여행 비용을 제공받았던 시기에 서울중앙지검이 해당 기업을 수사한 기록이 있는지 이날 검찰 측에 확인을 요청했다. 이 외에도 경찰은 김 부장검사가 2008년 말부터 2009년 중순쯤 유진그룹의 나눔로또 사업 기업 인수·합병과 관련해 내사를 벌였다는 언론 보도에 따라 서울중앙지검에 해당 사건에 대한 내사 여부 및 결과 등에 대한 자료 요청을 한 상태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2012-11-1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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