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 안개 얼마나 짙었나…관측한계로 ‘오리무중’>

<삼성동 안개 얼마나 짙었나…관측한계로 ‘오리무중’>

입력 2013-11-16 00:00
업데이트 2013-11-16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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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무인관측 장비 없고 안개 국지적 특성으로 지역별 관측 불가”

16일 오전 삼성동 아이파크에서 발생한 헬기 추락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현장에 낀 ‘짙은 안개’가 지목된다. 하지만 사고 당시인 오전 8시55분께 삼성동 주변의 안개 정도와 정확한 가시거리는 그야말로 ‘오리무중(五里霧中)’이다.

이날 사고로 사망한 헬기 기장 박인규(58)씨의 유가족 측과 사고 현장인 삼성동 아이파크 주변 주민들은 이날 오전 안개가 짙게 꼈다고 증언했다. 한 주민은 “안개가 짙어 10층 위에 있는 층들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공군이 밝힌 오전 9시 가시거리는 성남 공군기지를 기준으로 800m, 기상청인 밝힌 가시거리는 종로구 송월동 기상관측소를 기준으로 1.1㎞였다.

기상청은 가시거리가 1㎞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안개’가 꼈다고 본다. 1.0㎞ 이상이면 옅은 안개인 ‘박무’로 본다. 이를 기준을 보면 공군 성남기지 주변은 안개가, 송월동 기상관측소 주변은 박무가 낀 것이다.

그러나 삼성동에서 약 5㎞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성남 공군기지와 종로구 송월동에서 관측된 가시거리로 사고 당시 삼성동의 안개 상황을 가늠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안개는 국지적·일시적인 특성이 있기 때문에 지역별로 세밀하게 관측해 예보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안개는 서울 시내에서도 산, 호수, 건물 등 지형지물에 따라 발생 정도의 차이가 크고 안개가 발생한 뒤에도 짧은 시간에 사라지기 쉽다.

현재 기상청은 서울 종로구 송월동 관측소 한 곳에서만 사람의 육안에 의존해 안개를 관측하고 있다. 사람의 눈으로 전방에 놓인 지형지물을 어디까지 볼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가시거리를 판단하는 것이다.

기상청은 안개를 지역별로 자동관측화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무인자동기상관측장비(AWS) 자체도 고가인데다 국지적으로 발생하는 안개의 특성상 관측 정밀도에도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지난 2006년 서해대교를 뒤덮은 안개 때문에 앞이 잘 보이지 않아 발생했던 대형교통 사고 이후 2009년 4월부터 주요 도시에서 안개특보를 시범 운영 중이지만 정확도는 매년 낮은 수준이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환경노동위원회 새누리당 주영순 의원은 “2010년 56.9%였던 안개특보의 정확도는 2011년 36.1%, 지난해 36.7%에 이어 올 상반기에는 34.7%까지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기상청은 안개특보 대신 기상청 홈페이지의 ‘상세 안개정보’를 통해 안개가 잦아 특히 주의해야 할 구간, 예상 가시거리, 안개 예상 지속 시간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상청 관계자는 “서해대교 주변처럼 상습적으로 안개가 많이 끼는 지역을 제외하고는 안개의 국지적 특성 때문에 서울 시내 곳곳의 안개를 정확히 측정하기는 매우 힘들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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