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성의 날 106돌…性인권은 여전히 ‘열악’

세계 여성의 날 106돌…性인권은 여전히 ‘열악’

입력 2014-03-06 00:00
업데이트 2014-03-06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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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엠네스티 전세계서 ‘나의 몸 나의 권리’ 캠페인 전개

2년 전 모로코에서는 성폭행을 당한 10대 소녀가 극약을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으로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다.

당시 16살이던 아미나 필라리가 자신을 성폭행한 남성과 강제 결혼을 했고, 결혼 이후에도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특히 이 남성은 성폭행범이 피해 여성과 결혼하면 처벌하지 않는 모로코 형법에 따라 기소되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 누리꾼의 공분을 샀다.

당시 페이스북에는 ‘우리는 모두 아미나 필라리다’라는 페이지가 개설됐고, 성폭행범과 피해자를 결혼시키는 관습 철폐를 요구하는 인터넷 청원 운동이 일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세계 여성의 날(3월8일) 106돌을 맞아 제2, 제3의 ‘아미나 필라리’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성과 재생산에 대한 권리 찾기’ 캠페인을 전 세계 150여개국에서 동시에 실시한다고 6일 밝혔다.

앰네스티 측은 “여성은 누구나 성관계·결혼·임신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하고, 성적 차별과 강요·폭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며 “하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정부의 지나친 규제 혹은 무관심 탓에 성(性)과 재생산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캠페인 취지를 설명했다.

각종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여성 3명 중 1명이 폭력과 성적 학대를 당한 경험이 있고 18세 이하 여성 1억5천만명이 성폭행 피해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아일랜드에서는 생명이 위험한 경우를 빼고는 낙태를 하다 적발되면 징역 14년까지 처하는 등 인권침해 요소가 있는 법이 엄존한다고 앰네스티는 전했다.

앰네스티는 ‘나의 몸 나의 권리(My Body My Rights)’라는 주제의 이번 캠페인을 통해 앞으로 2년간 각국 정부에 여성의 성 인권을 통제하는 법을 폐기하고 관습에 철퇴를 가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여성의 성 인권이 등한시되는 마그레브 지역(알제리·튀니지·리비아·모로코 등)과 네팔, 엘살바도르, 부르키나파소, 아일랜드 등 5개 지역에 캠페인 활동을 집중한다.

이를 위해 앰네스티는 내달 열리는 유엔 인구개발회의의 안건 중 하나인 ‘성과 재생산 권리’를 핵심 어젠다로 끌어올리기 위해 탄원서 제출과 서명 운동 등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앰네스티 관계자는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다음 세대가 자신의 권리에 대해서 제대로 인식하고 요구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게 주 목표”라며 “각국 정부에도 자국민의 성 권리를 존중하고 보호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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