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26일 訪獨…감회 젖은 남해 독일마을

朴대통령 26일 訪獨…감회 젖은 남해 독일마을

입력 2014-03-26 00:00
업데이트 2014-03-26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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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전 흘렸던 땀 찾아가 보듬는 딸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했던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독일을 국빈 방문한다. 50년 전 외화를 벌기 위해 나섰던 광부와 간호사들을 만나 눈물을 훔쳤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가 방문한 이래 대통령이 된 딸은 그곳에서 28일 백발이 된 광부와 간호사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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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식을 접한 경남 남해군 삼동면 독일마을 주민들의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25일 독일마을에서 기자가 만난 파독 광부, 간호사 출신 주민들은 한결같이 “만감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1966년 25세의 나이로 독일에 가 25년 동안 간호사로 일했던 이문자(70)씨는 “50년 전 아버지 대통령이 일반 여객기를 타고 차관을 얻기 위해 방문했던 나라를 이제 딸이 대통령이 돼 당당하게 국빈으로 방문한다는 사실이 뿌듯하다”면서 “가난한 시절에 외화를 벌어 오늘날 세계가 부러워하는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 기여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회상했다.

독일마을을 방문한 관광객 박모(54·여)씨는 “가난하고 일할 곳 없었던 어려운 시절에 젊은이들이 광부나 간호사로 머나먼 독일까지 날아가 외화를 벌었고 그 돈이 대한민국 산업화의 밑거름이 됐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분들의 노고에 가슴이 뭉클해진다”면서 “노후에 고국으로 돌아와 여생을 보내기를 희망하는 교포들에 대해 정부가 배려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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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출신 주민 이원자(65)씨는 “독일에서 은퇴한 뒤 한국으로 돌아와 살고 있는 사람들은 행복한 사람들”이라면서 “은퇴한 뒤 독일에 살고 있는 광부나 간호사 출신 교포들은 한국에 들어와 여생을 보내고 싶어 하지만 형편이 되지 않아 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광부 출신 남편과 함께 40년간 독일에서 살다 2006년 한국에 돌아와 남해 독일마을에 정착한 이문자씨는 “정말 열심히 일하며 살았던 독일은 제2의 고향”이라며 “이번 박 대통령의 방문으로 한국과 독일이 돈독한 관계를 계속 이어 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남해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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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마을

2001년 경남 남해군이 독일에 광부와 간호사로 파견돼 살다가 은퇴한 한국 교포들을 위해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에 독일풍으로 조성한 마을이다. 1960~1970년대 가난했던 시절에 돈을 벌기 위해 독일로 갔던 광부와 간호사 출신 60~80대 주민 18가구 20여명이 모여 살고 있다.
2014-03-2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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