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냐고 힘내라고… 말하지도 묻지도 말아주세요”

“괜찮냐고 힘내라고… 말하지도 묻지도 말아주세요”

입력 2014-06-23 00:00
업데이트 2014-06-23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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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생존학생 72명 부탁의 글

“사고가 일어난 지 두 달이 넘은 지금 사람들은 이제 저희가 괜찮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중략) 눈물을 쏟다가 웃을 때도 있고 갑자기 우울해졌다가 금방 웃기도 합니다.”

22일 세월호 침몰 사고 때 구조된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부탁의 글’이 인터넷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크게 확산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뒤 학교 밖 연수원에서 별도의 집단 심리 치료를 받고 있는 72명의 생존 학생들은 25일쯤 학교로 다시 되돌아갈 예정이다. 학교 복귀를 앞둔 ‘부탁의 글’은 학생들이 다 함께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는 단원고 2학년 학생입니다’라는 제목으로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에 올라온 A4용지 1장짜리 글에는 학교 복귀를 앞둔 학생들의 복잡한 심경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혹시 거리에서 웃고 떠들고 장난치는 저희를 보더라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아 주세요. 정말 괜찮아졌다고 생각하지 말아 주세요”라거나 “괜찮냐고, 힘내라고, 고맙다고, 아무것도 말하지도 묻지도 말아 주세요. 불쌍하고 안쓰럽다고 생각하는 시선과 이상한 시선으로 보지 말아 주세요. 어딜 가든 집중되는 시선에 학교로 돌아가는 것이 두렵기도 합니다”라며 심적인 부담을 털어놓기도 했다. 또 학생들은 “ 평범한 학생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모든 분께 도움을 청하고자 합니다”라면서 강한 의지를 드러내 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마지막 말은 잊지 않았다. “‘세월호 사고’를 잊지 말아 주세요.”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2014-06-2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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