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광고대행사 주의보…서울대·카이스트 총학 피해

대학가 광고대행사 주의보…서울대·카이스트 총학 피해

입력 2014-06-29 12:00
업데이트 2014-06-29 12: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돈만 받고 잠적…소송 이겨도 받을 길 막막

일부 대학교 총학생회가 자체 발간하는 책자에 실을 광고를 수주하는 광고대행사에게 잇달아 계약금을 떼인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대학가에 따르면 지난해 초 서울대 총학생회는 새내기새로배움터 자료집 등 5개 책자에 광고를 실으려고 광고대행사인 H기획과 계약했다.

계약액수는 책자당 1천200만원씩 모두 6천만원으로, 책자가 발간될 때마다 H기획이 총학생회 측에 계약금을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H기획이 한 책자 광고비로 2천만원을 수주했다면 1천200만원은 총학생회, 나머지 800만원은 자신이 갖는 식이다.

처음 3건은 정상적으로 계약이 이행됐다.

그러나 작년 8월 계약금이 들어오지 않았고, 총학생회는 독촉 끝에 한 달이 지나서야 일부인 500만원만 받았다. 마지막 책자 계약금은 한 푼도 못 받았다.

올해 초에도 같은 일이 반복됐다.

총학생회 선거 지연으로 총학 대행을 맡은 단과대학생회장 연석회의는 H기획 대신 E기획과 새내기배움터자료집 광고비로 1천500만원을 받기로 계약했다.

그러나 E기획은 계약금 지급을 차일피일 미뤘다. 연석회의 학생들이 밀린 대금을 받으러 찾아간 사무실은 텅 비어 있었다.

앞서 E기획과 계약을 맺은 카이스트도 똑같은 피해를 봤다.

작년 카이스트 총학생회와 동아리연합회는 E기획에 광고 수주를 맡겼는데, 아직도 계약금 중 각각 1천200만원과 400만원을 받지 못했다.

광고대행사와의 계약금은 총학생회 수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계약금을 받지 못하면 그만큼 학생회 운영이 어려워진다.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김모씨는 “계약금이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에 달한다”며 “해당 업체가 이전 총학생회 때부터 같이 일해왔다기에 어떤 곳인지 자세히 알아보지 않고 계약했는데 황당하다”고 말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H기획이 미지급한 1천900만원에 대해 지난 4월 서울동부지법에 지급명령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지급명령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H기획의 행방을 몰라 아직 결정문이 전달되지 않은 상태다.

서울대 총학생회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혜안은 “현재 두 차례 결정문을 송달했고 해당 업체가 오는 8월까지 받지 않으면 공시송달(대상자의 소재 파악이 안 될 때 소송 서류를 일정기간 법원 게시판에 게시하는 방식으로 송달을 갈음하는 것)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를 담은 ‘모수개혁’부터 처리하자는 입장을, 국민의힘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각종 특수직역연금을 통합하는 등 연금 구조를 바꾸는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모수개혁이 우선이다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