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일가 수사…유대균은 ‘깃털’ 차남이 ‘몸통’

유병언 일가 수사…유대균은 ‘깃털’ 차남이 ‘몸통’

입력 2014-07-27 00:00
업데이트 2014-07-27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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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 범죄규모 2천400억원 중 대균씨 혐의는 56억원 뿐수사 핵심은 차남 유혁기·장녀 유섬나·측근 김필배

유병언(73·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대균(44)씨가 세월호 참사 이후 3개월 여 만에 검거되면서 한동안 지체된 유씨 일가의 횡령·배임 혐의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제 속도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상당 기간 예술가로 활동해 온 대균씨가 일가의 경영 비리에 실제 어느 정도 개입했는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검찰은 유씨의 차남 혁기(42)씨가 부친의 측근들과 함께 계열사 비리를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균씨는 이번 수사의 ‘깃털’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27일 검찰에 따르면 대균씨에게 현재 적용된 죄명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이다. 혐의 액수는 56억원이다.

대균씨는 부친인 유씨 및 송국빈(62·구속기소) 다판다 대표이사 등과 공모해 일가의 다른 계열사로부터 상표권료와 컨설팅 비용을 지급받는 등의 수법으로 56억원 상당을 빼돌리거나 회사에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검찰이 밝혀낸 유씨 일가의 횡령 및 배임 혐의 액수만 봐도 대균씨 혐의는 곁가지에 불과하다.

유씨 일가가 저지른 횡령·배임 범죄 규모는 총 2천400억원이다. 이미 사망한 유씨가 1천291억원으로 가장 많고 혁기씨와 장녀 섬나(48)씨가 각각 559억원과 492억원이다.

대균씨의 56억원과 비교하면 혁기씨나 섬나씨의 범죄 혐의 액수가 각각 10배 가량 많다.

사실상 혁기씨와 섬나씨가 일가의 경영비리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왔던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검찰도 혁기씨를 부친의 경영 승계자로 보고 우선 수사 대상에 올렸다. 유씨 일가 중 가장 먼저 소환 통보한 것도 혁기씨였다.

이미 기소된 계열사 대표 8명 중 일부는 첫 재판에서 혁기씨와 김필배(76) 전 문진미디어 대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송 대표 등 기소된 측근 8명의 공소장에 적시된 거의 모든 범죄 혐의에 유씨와 혁기씨 외 김 전 대표가 공범으로 등장한다.

또 대균씨가 젊은 나이에 한 때 촉망받는 조각가로 활동해 온 점으로 미뤄 일가 소유 계열사 경영에 직접 개입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대균씨는 부친으로부터 경영 후계자로 낙점받은 동생과 달리 재력있는 종교지도자의 아들로서 자유분방하게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대구 계성중학교에 다닐 때 유도선수였다가 경북대 조소과에 입학하며 음악과 미술을 아우르는 예술가가 됐다.

최근 10여 년 동안 예술가로서는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로댕의 진품을 비롯한 미술품과 골동품을 대거 사들여 수집가로 더 유명해졌다.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내부에서도 대균씨의 영향력은 미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원파 측은 대균씨 검거 소식에 별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조계웅 전 구원파 대변인은 “대균씨 검거 소식에도 신도들은 별다른 동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 신도는 “우리가 존경했던 것은 유 회장이지 그의 아들이 아니다”며 “대균씨가 신도였다는 얘기도, 아니었다는 얘기도 있을 정도로 신도들은 그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검찰 역시 현재 대균씨의 경영 개입 여부를 혐의 입증의 가장 중요한 열쇠로 보고 있다.

검찰이 대균씨를 상대로 나머지 유씨 일가의 범죄사실을 밝혀내는 데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검찰이 혁기씨, 섬나씨, 김 전 대표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하고서는 애초 이번 수사의 핵심 중 하나인 세월호 실소유주 일가 처벌과 책임재산 환수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혁기씨는 미국에서 도피 생활 중이고 프랑스 당국에 체포된 섬나씨는 범죄인 인도절차가 지연되고 있어 수사가 완결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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