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 2호기 취수건물 침수는 설계도 무시한 시공 탓

고리 2호기 취수건물 침수는 설계도 무시한 시공 탓

입력 2014-09-25 00:00
업데이트 2014-09-2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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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순환수 건물 침수로 발생한 고리원전 2호기의 가동중단 사태는 30여 년전 설계도를 무시하고 시공했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순환수는 원전의 터빈을 돌리고 난 고온의 수증기를 냉각하는 바닷물이다.

25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배덕광 의원(부산 해운대·기장을)이 한국수력원자력에서 받은 ‘고리 2호기 순환수 건물 인입 케이블 덕트 상세도’에 따르면 취수건물의 케이블을 설치한 후 밀봉 내구성을 높이도록 복합재를 쓰게 돼 있다.

그러나 고리 2호기 순환수 건물로 연결된 케이블 관로는 밀봉이 안 된 상태였다.

이 때문에 사고 당일 고리 2호기가 있는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시간당 134㎜)로 빗물이 케이블 관로를 따라 지하에 있는 순환수 건물로 쏟아졌다.

이로 말미암아 순환수 펌프 4대 가운데 3대가 자동정지하는 바람에 고리원자력본부는 고리 2호기의 발전을 수동으로 정지했다.

영국 GEC사가 턴키 방식(설계와 시공 동시 진행)으로 수주한 고리 2호기 순환수 건물의 설계도는 1981년에 작성됐고, 고리 2호기의 상업 운전은 1983년 7월 시작됐다.

고리원자력본부는 케이블 관로 연결 부분의 상태를 확인한 결과 시공 당시 밀봉이 안 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고리원자력본부는 또 그동안 케이블 교체 작업 등이 한 차례도 없었기 때문에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고리원자력본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 30여년간은 비가 내려도 케이블 관로로 유입된 물이 배수관로로 빠져나가 문제가 없었지만 이번 폭우에는 배수관로가 가득 차는 바람에 물이 역류해 침수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고리원자력본부는 밀봉작업을 끝내고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지난 24일 오후 9시 1분 고리 2호기의 발전을 재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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