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제 산적 ‘오룡호 인양’ 가능할까…가족들 “꼭 해야”

난제 산적 ‘오룡호 인양’ 가능할까…가족들 “꼭 해야”

입력 2014-12-04 00:00
업데이트 2014-12-0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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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침몰한 ‘501 오룡호’ 수색작업이 나흘째를 맞은 가운데 실종 선원 가족들의 선체 인양 요구가 거세다.

가족들은 세월호와 마찬가지로 선체를 인양해 정확한 침몰 원인을 밝히고 유실되기 전에 배 안에 있을지 모르는 선원들의 시신을 조속히 수습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조산업은 선체 인양 요구에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실제 인양을 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아 쉽지 않다는 반응이 많다.

러시아 해역에서 침몰사고가 난 만큼 우선 선체인양을 위해서 러시아의 허가나 양해를 얻어야 하는 상황이다.

허가를 받더라도 인양장비를 이동시키는 것도 큰 문제다.

우리나라에서 사고 해역인 러시아 서베링해까지는 직선거리로만 5천㎞에 육박한다.

선체 인양에 필요한 대형 크레인을 실은 바지선이 시속 7노트의 속력으로 간다고 가정했을 때 사고해역까지 110여일이나 걸린다.

인양장비가 무사히 도착하거나 인근 국가의 구난업체에 인양을 의뢰하더라도 잠수사나 로봇의 수중 작업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오룡호가 침몰한 베링해의 수심은 180m로 알려졌다.

게다가 베링해는 연평균 파도높이가 5∼6m, 평균 풍속도 초속 20∼25m 달할 정도로 기상조건이 나쁘기로 악명높다.

이런 상황에서 작업 한계수심이 대략 50m 안팎인 잠수사들의 작업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물살이 빠르고 바람과 파도가 강해 수색작업이 쉽지 않았던 세월호 침몰해역인 수심 40m 전후의 맹골수도와는 차원이 다른 작업환경인 것이다.

로봇 등 심해장비의 작업 한계수심도 100m 정도라는 것이 잠수업계의 전언이다.

작업가능여부를 떠나 최소 수백억원에 이를 천문학적인 인양작업 비용도 선사의 고민을 더하게 하고 있다.

사조산업은 “인양비용은 차후의 문제일 뿐 지금은 실종 선원 구조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밝혔지만 막대한 인양비용은 회사의 존립 자체를 흔들 수 있다.

실제로 2010년 12월 남극해역에서 침몰한 원양어선 제1인성호의 선사는 기상과 원거리 등의 이유로 침몰 5일만에 수색활동을 종료했다.

세월호 수색작업에 참여한 정성철 88수중개발 대표는 “세월호 수중수색도 조류나 기상 등의 이유로 무척 힘들었지만 수심이 깊고 기상조건이 더 좋지 않은 베링해에서의 인양작업은 바지선 하나 띄우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고장운(64) 실종선원 비상대책위 대표는 “교신기록에도 나왔듯이 선장을 비롯한 선원 상당수가 선체 안에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선체를 꼭 인양해야 하고 사고 원인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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