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준비기일 朴 방북으로 공방없이 끝나… 박측 변호사 “정윤회·박지만과 인연있다”
이른바 ‘만만회’ 의혹을 제기해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지원(72)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대한 첫 공판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던 것에 견줘 별다른 공방 없이 싱겁게 끝났다. 박 의원은 방북 일정 등을 이유로 재판정에 나오지 않았다.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이범균) 심리로 열린 1회 공판준비기일에서 박 의원 측은 다음 기일을 새정치연합의 전당대회가 열리는 2월 8일 이후로 잡아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박 의원 측 소동기 변호사는 “박 의원으로부터 공소 사실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말만 들었을 뿐 아직 구체적인 대화는 나누지 못했다”며 “한 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공소가 제기된 지 벌써 넉 달이 지나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며 다음달 30일을 다음 기일로 지정했다.
소 변호사는 이날 정윤회씨, 박지만 EG 회장과의 남다른 인연도 강조했다. 소 변호사는 “(정씨의 장인인) 최태민 목사 사망 뒤 상속 합의서를 작성한 인연이 있다”며 “시간을 주시면 피해자 측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의원이 저에게 변론을 맡긴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닌가 한다”며 반의사불벌죄인 명예훼손 사건에서 공소 기각을 이끌어낼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소 변호사는 1998년과 2002년 박 회장이 필로폰 투약 혐의로 재판받을 당시 변론을 맡았었다.
앞서 박 의원은 지난 6월 SBS 라디오 전화 인터뷰 등에서 “‘만만회’는 이재만 대통령총무비서관,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 회장, 박 대통령의 옛 보좌관인 정씨를 지칭하는 것이라고 들었다”고 언급했다가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2014-12-17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