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철 헌재소장 “사무사무불경” 고뇌 토로

박한철 헌재소장 “사무사무불경” 고뇌 토로

입력 2014-12-19 11:55
업데이트 2014-12-19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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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시절에도 즐겨 사용…헌재 결정 ‘사심 없음’,’중립성’ 강조한 듯

헌정 사상 초유의 정당 해산 결정이 내려진 19일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은 선고 전 ‘사무사무불경(思無邪毋不敬)’이라는 말로 그동안 가슴에 담아두었던 고뇌와 어려움을 대신했다.

’사무사무불경’은 ‘논어’ 위정편에 나오는 말로, 공자는 ‘詩三百(시삼백)을 一言以蔽之(일언이폐지)하면 曰 思無邪(왈 사무사)라’라고 했다.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생각에 잘못됨, 간사함이 없다라는 뜻으로 진실함을 강조하는 말이다.

박 소장은 검사로 근무할 때도 ‘사무사’라는 말을 즐겨썼다.

그는 2007년 삼성그룹 비자금 사건을 맡았을 때도 수사 결과로서 비난받는 일이 없도록 하라며 검사들에게 겸손과 투명성, 사무사의 세가지 원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사무사’는 공자가 생동감 있는 ‘시경’의 시를 곧 백성의 소리로 들어야 한다는 뜻으로 한 말이라는 풀이도 있다.

정치인들은 백성의 소리를 통해 진실함을 드러낸다는 뜻으로 ‘사무사’를 즐겨썼다.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도 국무총리 재직시 신년휘호로 ‘일상사무사(日常思無邪)’라고 썼다.

박 소장은 정치적 파장과 논란을 예상한 듯 정당 해산 사건을 다루면서 사심없는 결정을 내렸다는 말을 ‘사무사’로 대신한 셈이다.

’예기’에 등장하는 ‘무불경(毋不敬)’은 공경하지 않음이 없다는 뜻으로 매사를 대하는 태도와 몸가짐을 강조한 말이다.

율곡 이이는 ‘사무사무불경 두 구절만은 일생 실천해도 끝나지 않으니 잊지 않도록 하라’는 말을 남겼다.

박 소장은 ‘사무사무불경’으로 정당해산 심판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사심이 없었음을 강조하면서 향후 이어질 논란을 경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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