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보다 더 무서운 폭염’…닭·오리 등 폐사가축 277만8천마리

‘AI보다 더 무서운 폭염’…닭·오리 등 폐사가축 277만8천마리

입력 2017-08-09 10:18
업데이트 2017-08-09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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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전선 물러간 7월 25일부터 매일 1만∼6만 마리 폐사

“선풍기를 틀어도 더워서 픽픽 쓰러지는데 어떻게 하겠어요. 얼른 이 찜통 같은 무더위가 지나가기를 바랄 뿐입니다.”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웃도는 살인적인 폭염 속에 축산 농가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무더위를 견디지 못한 가축들이 줄줄이 죽어 나가면서 애써 키운 노력이 헛될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9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은 모두 277만8천 마리에 달한다.

닭이 269만1천 마리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오리 5만7천 마리, 메추리 2만 마리, 돼지 1만 마리 등이다.

폐사는 폭염특보가 처음 내려진 지난달 20일을 전후로 시작됐다.

장마전선이 물러나고 절절 끓는 폭염이 찾아온 25일부터는 하루 평균 1만∼6만 마리 가축이 무더기로 죽어 나갔다.

경기도에서는 전날까지 닭 24만2천 마리와 돼지 351마리, 메추리 1만 마리가 폐사했다.

특히 경기 남부지역 낮 최고기온이 38도까지 오른 지난 5∼6일에 가축 1만8천 마리가 한 번에 폐사하는 등 피해가 집중됐다.

충남과 전남에서도 폐사가 이어졌다.

충남에서는 최근 한 달 사이 30만2천962마리(닭 30만1천939마리, 돼지 523마리, 오리 500마리)가, 전남에서는 32만498마리(닭 29만6천730마리, 오리 2만2천872마리, 돼지 896마리)가 폐사했다.

올해 조류인플루엔자(AI) 피해가 컸던 닭이 또 폭염의 주 희생양이 됐다.

닭은 몸 전체가 깃털로 싸여 있고 땀샘이 발달하지 않아 체온조절이 힘든 구조이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좁은 공간에 닭을 몰아넣어 키우는 밀집 사육도 폐사를 부추긴 요인으로 꼽혔다.

농민들은 뜨겁게 달궈진 축사에 물을 뿌리는 등 가축 폐사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각 지자체는 축산 농가에 ‘여름철 주요 가축 관리 요령’을 배포해 폐사 피해를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폭염 피해를 줄이려면 축사를 항상 청결하게 관리하고 온도를 낮출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해야 한다”며 “피해가 났을 때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가축재해보험도 가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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