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청역 폭발물 소동 옷걸이를 뇌관으로 오해

강남구청역 폭발물 소동 옷걸이를 뇌관으로 오해

입력 2014-03-18 00:00
업데이트 2014-03-18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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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의심… 2시간 후 “가짜”

지하철 분당선 강남구청역에서 폭발물로 의심되는 물체가 발견되면서 열차 운행을 중단하고 경찰특공대가 조사에 나서는 등 혼란을 빚었다. 2시간여 만에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폭발물 확인 과정과 시민 대피 과정에서 혼선을 빚는 등 테러 대응 태세에 빈틈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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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한복판 ‘폭발물 테러’ 소동
강남 한복판 ‘폭발물 테러’ 소동 경찰 관계자들이 17일 서울 분당선 강남구청역에서 ‘폭발물로 의심된다’는 신고가 접수된 가방을 들고 역사 밖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해체 작업 결과 가방에는 옷걸이와 옷 등만 들어 있었다. 이날 오인 신고로 시민들이 대피하고 분당선 열차가 강남구청역을 무정차 통과하는 등 혼란을 빚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17일 오후 지하철 분당선 강남구청역 승강장에서 발견된 여행용 가방의 엑스레이 사진. 경찰은 ‘폭발물 의심 가방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서 엑스레이 촬영을 한 결과 폭발물 뇌관과 비슷한 물체가 보여 해체 작업을 벌였으나 옷걸이(점선 안)와 옷 등으로 최종 확인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제공
17일 오후 지하철 분당선 강남구청역 승강장에서 발견된 여행용 가방의 엑스레이 사진. 경찰은 ‘폭발물 의심 가방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서 엑스레이 촬영을 한 결과 폭발물 뇌관과 비슷한 물체가 보여 해체 작업을 벌였으나 옷걸이(점선 안)와 옷 등으로 최종 확인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제공


1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5분쯤 서울 강남구청역의 왕십리 방향 승강장에서 여행용 가방이 발견됐다. 역장은 이 가방을 사무실로 옮겼으나 내용물이 폭발물일 수 있다고 판단,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특공대 폭발물처리반(EOD)이 출동해 탐지견 수색을 벌였으나 특이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2차 엑스레이 촬영 결과 철사 모양의 물체와 전자기기로 보이는 내용물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현장에서 경찰과 국군 수도방위사령부, 국가정보원 등으로 구성된 합동정보조사팀의 회의가 열렸고, 가방에 폭발물이 있을 수 있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경찰은 가방에 방폭 텐트를 씌우고 폭발물 탐지 로봇을 이용해 물사출분쇄기(물포)를 발사했다. 물포가 발사될 때 소리를 현장의 시민들이 폭발음으로 오인하면서 소동은 더해졌다. 오후 4시 40분쯤 경찰이 뇌관으로 보이는 것을 완전히 제거하고 가방을 열었을 때 안에서는 옷과 옷걸이만 발견됐다. 정부조사팀은 즉시 이 상황을 상부에 보고했지만 이미 ‘폭발물 발견’ 긴급 기사가 인터넷에 도배된 뒤였다. 경찰관계자는 “최종적으로 폭발물이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강남구청역을 지나는 분당선과 7호선 이용객들은 2시간 30분 가까이 불편을 겪어야 했다. 분당선은 오후 2시 30분부터 강남구청역을 정차하지 않고 통과한 데 이어 3시 54분과 4시 5분 강남구청역 분당선과 7호선의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한편 현장에서 안내를 받지 못한 시민 100여명이 열차를 기다리다 우왕좌왕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오후 3시 45분부터 30분 이상 열차를 기다리던 고선미(30·여)씨는 “폭발물 해체 작업으로 열차 운행이 중단됐는데도 대피 안내조차 받지 못했다”면서 “역사 안에 있는 시민들부터 대피시켰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2014-03-1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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