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엔 ‘경계 강화’ 지시하고 근무 중에 조문 간 경찰청 간부들

일선엔 ‘경계 강화’ 지시하고 근무 중에 조문 간 경찰청 간부들

오세진 기자
입력 2017-05-05 14:01
업데이트 2017-05-05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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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강화’ 중에 단체 조문간 경찰청 고위 간부들
‘경계 강화’ 중에 단체 조문간 경찰청 고위 간부들 KBS 뉴스 방송화면 캡처
제19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경찰은 대선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17일부터 경계강화 태세에 들어간 상태다. 경찰청은 최근 경찰서장을 비롯한 일선 지휘관들에게 ‘사전투표일(4~5일)에 투표함 회송을 마칠 때까지 근무 위치를 지키라’고 지시했다.

그런데 정작 이철성 경찰청장을 비롯한 경찰청 고위 간부들은 대선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4일 근무 시간 중에 부친상을 당한 동료 직원 상가에 조문을 간 사실이 방송 카메라에 포착됐다. 근무 외 시간이 아니라 근무 시간 중에 조문을 가 일선 경찰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5일 KBS 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 청장과 경찰청 국장급 간부 12명 등은 전날 근무 시간 중인 낮 2시에 경찰청 건물을 출발해 최근 부친상을 당한 동료 경찰관의 빈소를 방문했다.

방송 화면에는 이 청장과 간부들이 간간이 소줏잔을 기울이고 잠시 머물다 자리를 뜨는 모습이 찍혔다.

이 청장과 경찰청 간부들은 이 곳 장례식장에서 약 30분 동안 머물다가 인근에 세워뒀던 전용버스를 타고 경찰청으로 돌아갔다. 이들이 경찰청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 10분으로, 이동시간을 포함하면 근무 시간 중에 약 2시간 동안 자리를 비운 것이다.

앞서 경찰청은 사전투표 첫날인 전날 지휘관과 참모들이 모두 ‘정위치’에 근무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근무 시간 중에 단체로 문상을 간 경찰청 간부들의 행동이 적절했는지를 묻는 KBS의 질문에 경찰청 관계자는 “‘정위치’를 지키라는 건 한 시간 안에 근무지에 도착하면 된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이에 일선 경찰들 사이에서는 “동료의 아픔을 위로하기 위해 조문을 간 것은 이해되지만, 근무 외 시간에 가야 하는 조문을 근무 중에 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저런 상황이 하위직 경찰관들 사이에서 발생했다면 분명히 징계를 받았을 텐데, 경찰청 수뇌부가 저지른 일이기 때문에 그냥 넘어갈 것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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