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보도 그수] “평창올림픽, 경제활성화 명목으로 환경·경제 모두 손실”

[서울신문 보도 그수] “평창올림픽, 경제활성화 명목으로 환경·경제 모두 손실”

입력 2014-12-02 00:00
업데이트 2014-12-02 04:33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11월 27일자 1·4면> 환경단체·전문가 토론회… 가리왕산 대규모 불법 벌목 지적 “IOC 무리한 건설요구도 문제”

“숲을 망가뜨리는 나라는 더 이상 미래가 없습니다”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환경 훼손, 적자 우려, 평창동계올림픽(2018년)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연 토론회에서 “경제 활성화라는 명목으로 대규모 국제 스포츠경기를 유치하지만 실상은 엄청난 환경훼손과 경제적 손실을 낳는다”고 지적했다.

환경단체 ‘산과 자연의 친구 우이령 사람들’의 이병천 회장은 “우리나라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무리한 경기장 건설 요구를 협상 없이 그대로 받아들였다”며 “용평, H1, 무주 등 기존 스키장은 고려하지 않고 ‘올림픽 특구지정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해 사전 환경성 검토까지 생략하며 가리왕산을 훼손했다”며 비판했다.

그는 정부의 방침이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때 일본 정부와 비교된다고 지적했다.

당시 IOC는 새로운 스키 활강경기장을 짓도록 요구했으나 일 정부는 이에 맞서 기존 하코네 스키장 사용을 관철시켰다. 또한 고산 희귀식물 자생지 훼손을 막기 위해 활강경기장 높이를 높이라는 IOC의 요구도 거부했다.

전문가들은 평창동계올림픽 슬라이딩센터(봅슬레이·스켈레톤·루지 경기장) 건설 현장에서 1만 2000여㎡(약 3600평)의 산림이 불법 벌목된 사실과 관련, 이날 토론회에서 “시공사가 승인도 없이 불법 채벌해 기소된 사례도 있지만 가리왕산(1561m)처럼 여러차례 공론화되지 않으면 복원이 더 어렵다”고 설명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 스키 활강경기장 건설을 위해 가리왕산 정상부 일대 수목이 대규모 벌채됐다. 훼손된 숲 대부분은 녹지자연도 8등급(1~10등급 중 높을수록 자연 원형에 가까운 상태)에 해당한다. 토론회에서는 경제적 효과의 허구성도 지적됐다.

정희준 동아대 체육학과 교수는 “올림픽 경기장 건설은 땅값 올리기 프로젝트”라며 “내수 진작 효과도 매우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윤상훈 녹색연합 협동처장은 “올해 말 기준 강원도 부채규모는 5800억원”이라며 “올해 동계올림픽 유치로 55조 5000억여원(500억 달러) 적자를 본 러시아 소치를 비롯해 앞서 올림픽 유치한 도시 재정은 빚더미에 올라있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2014-12-02 10면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를 담은 ‘모수개혁’부터 처리하자는 입장을, 국민의힘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각종 특수직역연금을 통합하는 등 연금 구조를 바꾸는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모수개혁이 우선이다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