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단 중심부에서 블랙홀 ‘한 쌍’ 발견

성단 중심부에서 블랙홀 ‘한 쌍’ 발견

입력 2012-10-08 00:00
업데이트 2012-10-08 10:15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지금까지 구상(球狀)성단에서 발견된 적이 없는 블랙홀이 우리 은하의 한 구상성단에서, 그것도 두 개가 한꺼번에 발견돼 블랙홀의 진화 방식과 성단 환경에 대해 기존 지식의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스페이스 닷컴과 사이언스 데일리가 7일 보도했다.

영국과 미국 등 국제 연구진은 미국 뉴멕시코주의 구경합성 VLA 전파망원경을 이용해 지구로부터 약 1만600 광년 거리에 있는 궁수자리의 메시어 성단(M22)을 관찰하던 중 항성급 질량의 작은 블랙홀 2개를 발견했다고 네이처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우리 은하의 구상성단에서는 지금까지 블랙홀이 발견된 적이 없어 한 개만 발견해도 놀라운 일일 텐데 두 개가 한꺼번에 발견됐다”고 놀라움을 나타냈다.

이들은 몇해 전 구상 성단에서 발견된 X-선 광원이 희귀한 중간급 질량 블랙홀일지도 모른다는 가정에서 출발해 가장 밝은 급 별자리인 궁수자리를 관찰하다 이들 블랙홀을 발견했다.

블랙홀은 우주에서 가장 밀도가 높은 천체로 가장 큰 것은 질량이 우리 태양 질량의 수백만~수십억배에 달한다. 항성급 질량의 블랙홀들은 초신성으로 알려진 늙은 별의 폭발로 태어난다.

약 120억년 전에 태어난 구상성단들에서는 초기에 항성급 질량을 가진 블랙홀 수백개가 형성됐을 것으로 추측되긴 하지만 동시에 한 개 이상의 블랙홀이 존재할 것이라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기존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구상성단에서 태어난 블랙홀들은 성단의 중심부로 떨어져 서로의 주위를 맹렬하게 도는 ‘중력 댄스’를 추며 이 과정에서 둘 모두, 또는 최소한 하나는 성단 밖으로 튕겨 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그러나 예상을 깨고 M22-VLA1과 M22-VLA2 블랙홀이 발견됐다는 것은 성단의 환경에 대한 기존 관념을 완전히 바꿔놓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처럼 두 블랙홀이 함께 존재하는 현상을 설명하는 두 개의 가설을 제시했다.

하나는 이들이 중력 댄스를 통해 발산하는 열로 성단 중심부의 공간이 부풀려져 밀도가 낮아짐으로써 서로를 밀어내는 속도가 낮아졌을 가능성이고, 다른 하나는 성단의 수축 과정이 생각만큼 많이 진전되지 않아 중심부 밀도가 생각보다 낮을 가능성이다.

연구진은 “구상성단은 생각처럼 블랙홀이 존재하기 힘든 환경이 아니라 거꾸로 최상의 환경일지도 모른다”면서 M-22 주위에 강착 원반이 없다면 그 안에 블랙홀이 5~100개쯤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연구의 또 다른 중요한 성과는 X-선이 아닌 전파 망원경을 통해 처음으로 블랙홀이 발견됐다는 사실이다.

연구진은 앞으로 VLA를 통해 구상 성단 안의 블랙홀이 어떤 운명을 맞는지 배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