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엔트리 허심잡기 총력 오범석·구자철 등 종횡무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 나설 축구대표팀 예비엔트리 30명이 추려졌다. ‘꿈의 무대’에 한 걸음 가까워졌지만 마냥 기뻐하긴 이르다. 최종엔트리(23명)를 향한 ‘희망고문’이 한창 진행 중이기 때문. 특히 K-리거 18명의 마음은 조마조마하다.5일 리그 경기에서 국내파들이 일제히 ‘허심잡기’에 나섰다. 10일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되면 에콰도르전까지 실전이 없는 만큼 눈도장을 받기 위한 발끝은 매서웠다.
오범석(울산)과 구자철(제주), 이승렬(FC서울)이 나란히 골시위를 했다. 박태하 코치가 찾은 포항-울산전엔 경고누적으로 빠진 김동진(울산)을 빼고도 무려 6명의 태극전사가 나섰다.
허정무호의 비밀병기로 떠오른 김재성(포항)은 후반 26분 교체될 때까지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다. 특기인 오른발 슈팅으로 골포스트를 맞혔고, 골키퍼 김영광과 일대일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마무리는 아쉬웠지만 충분히 위협적인 움직임이었다.
울산 오범석은 활발한 오버래핑을 펼치며 팀의 동점골까지 터뜨렸다. 정확하게 차넣은 왼발킥은 차두리(프라이부르크)와의 주전경쟁에서 잠시 뒤처졌던 오범석을 재평가할 수 있는 소중한 장면이었다. 이운재(수원)에 가린 ‘넘버2’ 골키퍼 김영광(울산)도 여러 차례 인상적인 선방을 뽐냈다.
허정무호에서 주전경쟁이 가장 치열한 미드필더 포지션의 구자철도 골맛을 봤다. 대구를 상대로 아크 중앙부근에서 통렬한 오른발 중거리슛을 때렸다. 결승골로 승리를 이끌며 쟁쟁한 선배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중앙수비수로 주전을 굳힌 조용형도 수비라인을 안정적으로 지켰다.
허정무 감독이 찾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선 이승렬이 골시위를 했다. 공격진이 박주영-이근호-이동국-안정환으로 굳어진 상황에서 코칭스태프에게 고민을 안겼다. 골키퍼 정성룡(성남)은 데얀(FC서울)에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반면 이운재(수원)는 모처럼 무실점 경기로 건재함을 알렸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2010-05-06 2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