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베이스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유선영 4년여 무명설움 씻다

[사이베이스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유선영 4년여 무명설움 씻다

입력 2010-05-25 00:00
업데이트 2010-05-25 00:5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당초 유선영(24)의 사이베이스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목표는 1회전을 통과해 32강에 가는 것이었다. 꽤나 소박한 것이었다. 지난주 벨 마이크로 클래식에서 공동 10위에 올랐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것을 데뷔 이후 4년 반이라는 오랜 무명생활을 통해 터득한 터였다. 그런데 웬걸. 세계랭킹 1위 신지애(22·미래에셋)을 제치더니 앤절라 스탠퍼드(미국)까지 제압하고 마침내 생애 첫 승을 거뒀다.

이미지 확대
유선영이 24일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사이베이스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캐디 커트 코왈루크와 얼싸안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글래드스톤 AFP 연합뉴스
유선영이 24일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사이베이스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캐디 커트 코왈루크와 얼싸안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글래드스톤 AFP 연합뉴스
한국에서 영어 교사로 있던 언니 자영(27)씨가 한 달 전 미국으로 건너가 곁에 있는 게 힘이 됐다. 자영씨는 최근 큰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사고 전날 유선영은 악몽에 시달렸다. 사나운 꿈자리 때문이었을까? 버스와 충돌한 차는 크게 파손됐지만 언니는 크게 다치지 않았다. 자매는 “액땜을 했다. 뭔가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그 말은 신기하게도 맞아떨어졌다. 유선영은 공식 인터뷰에서 “하마터면 내 우승과 언니의 목숨을 바꿀 뻔했다.”고 말했다.

4년 반 가운데 3년을 스폰서 없이 ‘빈 모자’를 쓰고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떠돌던 유선영(24)이 생애 첫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24일 미국 뉴저지주 글래드스톤의 해밀턴팜골프장(파72·6585야드)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 유선영은 세계랭킹 1위 신지애(22·미래에셋)를 2홀차로 물리친 데 이어 결승전에서도 앤절라 스탠퍼드를 3홀차로 꺾고 우승, 생애 첫 승을 매치플레이의 여왕이란 이름으로 화려하게 장식했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LPGA 투어에 뛰어든 뒤 4년이 훌쩍 지나도록 우승컵 하나 챙기지 못했던 터.

그러나 매치플레이 방식으로 열린 이번 대회에서 유선영은 세계 강호들을 차례로 물리치고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우승 상금은 37만 5000달러. 공교롭게도 유선영은 지난해 P&G뷰티 NW아칸소챔피언십에서 신지애, 스탠퍼드와 함께 연장 승부를 벌인 끝에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그들을 모두 꺾고 우승했다.

28번 시드를 받고 출전한 유선영은 준결승에서 신지애라는 대어를 낚았지만 스탠퍼드와의 결승에서는 샷 감각이 썩 좋지 못했다. 그러나 12번홀까지 1홀차로 뒤지던 유선영은 13번홀(파4)에서 스탠퍼드의 실수를 틈타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스탠퍼드가 그린 뒤쪽에서 친 어프로치샷이 그린에 올라오지 못한 사이 유선영은 두 번째 샷만에 공을 그린에 올려 컨시드를 받아내면서 동점을 만든 것. 직후 14번홀(파4)에서는 스탠퍼드가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려 파로 막는 데 실패한 반면 유선영은 가볍게 파를 잡아 전세를 뒤집었다.

우승을 예감한 유선영은 16번홀(파3) 티샷을 홀 옆 3m에 떨군 뒤 버디로 연결해 거리를 2홀차로 벌렸고, 17번홀(파4)에서도 두 번째 샷으로 버디 기회를 만들었다. 반면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려야 동점으로 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었던 스탠퍼드는 ‘온그린’에 실패하자 자신의 공을 집어들며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했다. 한편 3~4위전으로 밀려난 신지애는 양희영(21·삼성전자)에 3홀차 완승을 거뒀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2010-05-25 27면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를 담은 ‘모수개혁’부터 처리하자는 입장을, 국민의힘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각종 특수직역연금을 통합하는 등 연금 구조를 바꾸는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모수개혁이 우선이다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