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전 선발 대충돌
SK는 한국시리즈 3차전 선발로 카도쿠라 켄을 내세웠다. 삼성은 배영수를 택했다. 이제 장소는 대구로 바뀐다. 터닝 포인트다. 둘다 어깨가 무겁다. 삼성은 3차전을 잡는다면 불리한 흐름을 일단 끊을 수 있다. SK로선 팀내 두번째 에이스 카도쿠라가 등판한 경기라면 져선 안 된다. 둘 다 물러설 여유가 거의 없다.정규시즌에선 카도쿠라가 배영수보다 나았다. 카도쿠라는 올시즌 14승을 올렸다. 김광현과 원투펀치를 이뤘다. 삼성 상대로는 3경기에서 1승1패. 방어율 3.00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 150㎞ 직구와 낙차 큰 포크볼을 뒤섞는다. 특유의 떨어지는 변화구가 일품이다. 제구력도 좋다. 타자 몸쪽 가장 가까운 곳과 바깥쪽 가장 먼 곳을 번갈아 찌른다. 정규시즌 153과3분의2이닝 동안 4사구를 58개만 내줬다.
문제는 현재 컨디션이다. 시즌 막판 볼끝이 많이 죽었다. 최근 연습경기서도 구위가 안 좋았던 걸로 알려졌다. 2차전 선발로 예상됐지만 한경기 밀렸다. 확실한 건 18일 알 수 있다.
반면 배영수의 정규시즌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6승 8패, 방어율 4.74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들어서 최고 컨디션이다. 두산과 플레이오프에서 선발과 구원을 오갔다. 승리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플레이오프 통과의 일등공신이었다.
직구가 살아났다는 게 크다. 정규시즌 140㎞ 초반에 머물던 직구 구속이 현재 147㎞까지 나오고 있다. 직구가 살아나면서 완급조절 위력이 배가됐다. 느린 공에다 더 느린 공을 조합한다. 그런 뒤 불시에 공끝이 좋아진 직구를 찌른다. 반대 패턴도 가능하다. 타자들로선 공략하기가 쉽지 않다. 정규시즌 SK 상대로는 안 좋았다. 3경기에서 2패. 방어율 5.82였다. 그러나 정규시즌의 배영수와 현재의 배영수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2010-10-18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