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호 ‘마당쇠 역투’로 KS 첫승

이승호 ‘마당쇠 역투’로 KS 첫승

입력 2010-10-19 00:00
업데이트 2010-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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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SK 좌완 투수 ‘큰’ 이승호(34)가 두 경기 연속 마운드에서 중책을 훌륭히 소화하며 팀의 한국시리즈 3연승을 이끌었다.

이승호는 18일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펼쳐진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2-1로 앞선 3회말 무사 2루 위기에서 등판, 볼넷 1개만을 내줬을 뿐 무실점으로 2⅓이닝을 막아 승리투수가 됐다.

이 승리는 이승호가 한국시리즈는 물론 포스트시즌에서 12경기 만에 거둔 감격적인 첫 승이기도 했다.

이승호는 LG 시절이던 2000년과 2002년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 10경기 출전했지만 승패 없이 홀드만 2개를 올렸다.

2-1로 앞서고는 있었지만, 이날 SK의 경기 상황은 1, 2차전과 달리 불안하기만 했다.

타선도 2회초 2점을 뽑아낸 것을 제외하면 좀처럼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선발 투수 카도쿠라 켄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며 아슬아슬하게 경기를 꾸려갔다.

2회 안타 2개를 맞고도 어렵사리 무실점으로 막은 카도쿠라가 3회 선두타자 최형우에게 2루타를 얻어맞자 김성근 SK 감독은 지체 없이 투수 교체를 지시했다.

마운드에 오른 것은 키 189㎝의 당당한 체구를 자랑하는 ‘큰’ 이승호(등번호 37번).

16일 2차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공 35개를 던졌던 이승호가 다시 등판한 것이다.

직구 구속은 시속 140㎞를 밑도는 등 이승호의 공은 그리 위력적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포수 박경완이 재빠른 견제로 2루 주자를 잡아내면서 부담을 털고 역투를 선보였다.

이승호는 5회 조동찬에게 볼넷을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올 때까지 연달아 6명의 타자를 범타로 요리하며 삼성의 흐름을 끊었다.

초반 타격감을 찾는 듯했던 삼성 타선은 이승호의 느릿한 변화구에 타이밍을 빼앗겨 침묵이 길어졌고, 그 사이 SK는 8회 연속 안타와 희생플라이로 2점을 달아나며 승리를 확신했다.

올해 SK의 마무리 투수로 주로 나섰던 ‘작은’ 이승호(등번호 20번)에 비하면 ‘큰’ 이승호는 주축 역할을 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투수다.

1999년 LG에 입단해 선수 생활을 시작한 이승호는 2003년 11승(11패)을 올리기도 했지만 전성기를 길게 보내지는 못했다.

2004년 9승, 2005년 5승, 2006년 8승, 2007년 2승 등 성적이 빠르게 하향세를 그렸다.

입단 당시에는 시속 150㎞에 육박하는 빠른 볼이 일품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나이가 들면서 140㎞ 초중반으로 떨어졌다.

이승호는 2008년 말 LG로 이적한 자유계약선수 이진영의 보상선수로 SK로 옮겨왔지만 지난해 하순 팔꿈치 뼛조각을 제거 수술을 받으며 위기를 맞았다.

절치부심하며 재기를 노린 이승호는 올해 SK 마운드의 ‘마당쇠’로 변신했다.

경기 수는 16경기(선발 3경기)로 적었지만 상황을 가리지 않고 31이닝을 책임지며 2승을 거뒀다. 평균자책점도 2.03으로 낮았다.

김성근 감독도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큰 이승호와 전병두 등 좌완들이 잘해줘야 이길 수 있다”고 말하며 희망을 걸었다.

이승호도 2경기 연속으로 마운드에 올라 호투하며 좌완 계투진의 핵심적인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이승호가 군말 없이 마운드의 ‘마당쇠’ 역할을 소화하면서 SK도 어느새 3승째를 쌓아 통산 3번째 우승에 바짝 다가섰다.

이승호는 “2차전에서 너무 못 던져서 마음이 아팠다. 다음 기회가 빨리 오길 바랐는데 마침 감독님이 바로 기회를 주셨다”면서 “좋은 결과가 있어서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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