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나이키 게 섰거라”

“아디다스·나이키 게 섰거라”

입력 2010-12-15 00:00
업데이트 2010-12-15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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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축구 경기구 ‘폴라리스’ 세계시장 도전장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던데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찼던 축구공이 어땠냐고 묻자 일본프로축구 J-리거 조영철(21·니가타)이 시원스럽게 대답했다. 광저우대회에서 순수 국산브랜드 스타스포츠가 만든 ‘폴라리스 3000’이 경기구로 쓰였다. 40억 아시아인이 주목하는 국제대회에 화끈한 신고식을 치른 것.

그런데 ‘생각보다’라니 이름만 듣고 안 좋게 생각했다는 것일까. 조영철은 고개를 저었다. “프로리그에서는 스타 공을 안 쓰니까요. 초등학교 때 차보고 처음이라 낯설었을 뿐이에요.”라고 했다. 이어 “남아공월드컵 때 공인구였던 자블라니랑 느낌이 비슷했어요. 슈팅이 발에 제대로 잘 맞으면 무회전킥이 되더라고요. 감이 좋던데요.”라고 생생한 느낌을 전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태극전사들은 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동메달을 땄다. 하지만 태극기업은 40년 이상 국제축구연맹(FIFA)의 공식후원을 맡아온 아디다스를 이겼다. 순수 국내자본으로 만들어진 신신상사의 스타스포츠가 주인공이다. 스타스포츠는 중국과 수교 전인 1991년, 한국기업 최초로 칭다오에 공장을 설립했다. 5년 뒤 중국 내수시장을 파고들었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수출만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STAR’라는 자체 브랜드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공의 품질은 훌륭했다. 하지만 인지도가 너무 낮았다. 축구공 산업의 중심에는 ‘공룡기업’ 아디다스와 나이키가 버티고 있었다.

스타스포츠는 매출의 5%를 선수단 후원과 간접광고 등 마케팅에 할당했다.

스포츠 종합브랜드 이미지도 굳혀나갔다. 여자축구리그, 전국체전 등 중국의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깐깐한 품질과 기술력은 더디지만 입소문이 났다. 초반 20개였던 대리점이 250여곳으로 늘었다. 연매출도 3000만 달러(약 342억원) 시대에 접어들었다. 결국 아시안게임에서 경기구로 당당히 채택됐다.

칭다오 현지공장에서는 1400명의 노동자가 연간 400만개의 공을 생산한다. 조문형 신신상사 중국법인 사장은 “품질은 세계 어느 공에도 뒤지지 않는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는 슈퍼 스포츠브랜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품질로는 대등한 경지에 올랐다. 이제 세계적인 브랜드를 목표로 뛴다.

칭다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2010-12-15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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