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號’ 고양 원더스, 6승3패의 기적

‘김성근號’ 고양 원더스, 6승3패의 기적

입력 2012-03-03 00:00
업데이트 2012-03-0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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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독립야구단인 고양 원더스가 일본 땅에서 조용히 기적을 일궈내고 있다.

김성근(70) 감독이 이끄는 고양은 지난 2일 오후 일본 다카마쓰 시도 야구장에서 끝난 카가와 올리브가이너즈와의 연습경기에서 6-3으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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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지난 14일 전주 전지훈련 도중 웃고 있는 부친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전주 스포츠서울 박진업기자
위 사진은 지난 14일 전주 전지훈련 도중 웃고 있는 부친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
전주 스포츠서울 박진업기자


고양은 일본 프로야구 2~3군, 시코쿠 리그 소속 독립야구팀·사회인야구팀을 상대로 치른 9차례의 연습경기에서 6승3패의 빼어난 전적을 거뒀다.

지난해 12월12일 창단 이후 불과 2개월여의 짧은 훈련 기간만 거친 팀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성과다.

고양은 첫 두 경기인 2월16일 세이부 라이온스 2군(1-4패), 2월17일 시코쿠은행(1-5패)과의 경기에서 2연패를 떠안았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수비진의 어이없는 실책이 속출했고, 타자들은 일본 투수들의 변화가 심한 공에 헛방망이만 휘둘렀다.

그러나 고양은 경기를 치를수록 전력의 짜임새가 더 탄탄해졌다. 2월20일 만다린 파이러츠와의 경기에서는 5-4로 이겨 3경기 만에 감격스런 첫 승을 거뒀다.

그것도 1-4로 뒤지던 경기를 솔로포 3개로 동점을 만들었고, 9회말 2사 만루에서 끝내기 안타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이기는 법을 알게 된 고양 선수들은 2월23일 JR 시코쿠에 5-3으로 승리하며 연승 분위기를 만들더니 내리 5연승을 질주했다.

지난해 프로야구 선수를 4명이나 배출한 일본 최고의 독립야구팀인 카가와와의 2연전 첫 경기에서 1-6으로 패해 연승이 끊어졌지만 다음 날 경기에서 완승을 하고 분위기를 되돌렸다.

’김성근표 이기는 야구’는 2일 경기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김성근 감독은 6-3으로 3점 차로 앞선 7회초 무사 2루에서 희생번트 작전을 주문했다. 주자를 3루로 보낸 뒤 확실한 쐐기점을 뽑겠다는 계산이었다.

’마무리 투수는 9회에 나온다’는 고정관념을 깬 것도 유사했다.

마무리 투수로 등판한 일본인 투수 고바야시 료칸은 3⅔ 이닝 동안 삼진 6개를 곁들여 상대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승리를 책임졌다.

타자들은 1루 주자로 나서면 호시탐탐 2루를 노리며 상대 투수를 괴롭혔고, 투수들의 주자 견제 능력도 수준급이었다.

고양의 2번째 투수 이희성이 5회말 2사에서 2루 주자 와쿠시마를 견제사로 잡아낸 것은 수비진들의 유기적인 조직력을 드러내는 한 장면이었다.

고양은 프로야구 구단에서 방출되거나 지명받지 못한 선수들로 팀을 꾸렸다.

김성근 감독은 선수들에게 “지금의 노력이 훗날 가장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포기하거나 실망하지 말라”고 독려했고, 프로야구 1군 진입을 꿈꾸는 선수들은 김 감독 특유의 혹독한 훈련을 군말 없이 따랐다.

일본에서 전지훈련 중인 원더스는 오전 6시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빡빡한 스케줄 속에 굵은 구슬땀을 뚝뚝 흘리며 훈련에 매진 중이다.

김 감독은 “훈련량만 따지면 SK 와이번스 이상”이라며 “선수들이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잘 따라와 줘서 좋은 결과를 얻지 않았나 싶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본 전지훈련에서 선수들의 긍정적인 면을 많이 봤다”면서 “처음에 팀을 맡았을 때보다 선수들이 어느 정도 모양새를 갖춰가고 있다. 팀으로서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온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부상자들이 합류하면 전력이 좀더 올라올 것”이라며 “고양 원더스의 야구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했다.

한국 최초의 독립야구단으로서 일본 무대에서 새로운 역사의 한 페이지를 묵묵히 작성하고 있는 고양은 3일 만다린과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4일 귀국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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