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레이저빔 공격… 野都 맞습니까

[프로야구] 레이저빔 공격… 野都 맞습니까

입력 2012-09-21 00:00
업데이트 2012-09-21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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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구장 홈 관중 레이저 날려… 이만수 SK감독 눈 주위 공격

한동안 뜸했던 ‘레이저빔’이 야구장에 다시 등장해 우려를 낳고 있다.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 직행 티켓을 놓고 지난 19일 SK-롯데가 격돌한 사직구장. 7-0으로 압승을 거둔 이만수 SK 감독은 그라운드로 나와 선수들과 손바닥을 마주쳤다. 이때 이 감독의 얼굴에 뜬금없는 초록색 레이저가 발사됐다. 1분여간 지속됐고 이 감독의 눈을 조준하기도 했다. 손을 마주치던 선수들은 레이저가 발사된 1루 홈 관중석을 향해 레이저 공격을 멈춰 달라고 손짓 등을 했다. 그러나 하이파이브가 끝날 때까지 공격은 계속됐고 이는 방송사 중계 화면에 고스란히 잡혔다.

롯데의 완패를 못 견뎌한 홈 팬의 빗나간 사랑쯤으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위험천만한 일이었다. 레이저는 신체의 일부를 절단할 때 사용되는 엄연한 수술 도구다. 강한 레이저를 지속적으로 눈에 쏘이면 시력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자칫 이 감독에게 치명상을 줄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2008년에도 역시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롯데의 준플레이오프(PO) 2차전 때 삼성 투수 정현욱이 홈 팬의 레이저 공격을 받았다. 정현욱은 투구에 어려움을 호소했고 당시 선동열 삼성 감독이 항의하면서 경기가 중단됐다. 선 감독은 “일본에서는 적발되면 아예 퇴장시킨다. 팬들이 선수를 보호해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도 레이저 공격을 처벌할 규정은 미흡하다. 입장권 뒷면의 약관에 ‘경기 중 어떤 식으로든 방해되는 행위를 하면 퇴장당할 수 있다.’고 명시한 것이 고작이다. 이날처럼 경기 뒤에 벌어진 레이저 공격에 대해서는 처벌할 근거조차 없다. 경기장에 들어올 때 소지품 검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인권 침해 논란을 부른 적도 있어 역시 마땅치 않다.

정금조 한국야구위원회(KBO) 운영팀장은 “그동안 경기 도중 방해 행위에 대해 퇴장 조치를 내렸지만 경기 종료 이후에도 선수단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요소가 생기면 입장 제한 등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700만 관중 돌파를 눈앞에 둔 올 시즌, 팬들 스스로 성숙한 응원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2012-09-21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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