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허, 아시아 첫 PGA ‘신인왕’ 품다

존 허, 아시아 첫 PGA ‘신인왕’ 품다

입력 2012-12-06 00:00
업데이트 2012-12-06 00:07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새벽 일찍 퍼블릭골프장서 공 주워 연습하던 볼보이…

골프백을 어깨에 둘러멘 채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고 서울과 성남을 오가던 재미교포 존 허(22·허찬수)가 마침내 일생에 한 번 뿐인 신인왕에 올랐다. 그것도 세계 남자골프의 본토라 할 수 있는 미프로골프(PGA) 투어에서다.

PGA 사무국은 5일 올시즌 공식 대회에 15차례 이상 출전한 선수들의 투표로 존 허가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찰리 벨잔, 버드 컬리, 테드 포터 주니어(이상 미국), 요나스 블릭스트(스웨덴)와의 경쟁 끝에 선정됐지만 득표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다. 1990년 이 상이 제정된 뒤 아시아 선수 수상은 처음이다.

존 허는 지난 2월 마야코바클래식에서 노장 로버트 앨런비(호주)와 8차 연장까지 치르는 혈전 끝에 우승했고, 시즌 상금 269만 2113달러를 벌어 상금 순위 28위에 올랐다. 또 페덱스컵 랭킹 29위로 신인 가운데 유일하게 PGA 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4차례)인 투어챔피언십까지 진출하며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됐다.

그는 올시즌 28개 대회에 나와 마야코바클래식 우승, 4월 발레로 텍사스오픈 공동 2위 등 4차례나 ‘톱 10’에 들었다. 최경주(42·SK텔레콤), 양용은(40·KB금융그룹), 앤서니 김(27), 케빈 나(29·나상욱·타이틀리스트)에 이어 한국(계)선수로는 다섯 번째로 PGA 우승을 차지한 존 허는 2009년부터 한국프로골프에서도 3년 동안 활약했다. 20세이던 지난 2010년 신한동해오픈 챔피언 출신. 그 무렵 서울 강북구 미아동 집에서 성남 연습장을 가기 위해 버스와 지하철을 세 번이나 갈아 타고 다닐 만큼 넉넉하지 못했던 그는 1년 전 퀄리파잉스쿨을 통해 PGA 투어에 데뷔했다.

1990년 뉴욕에서 태어났지만 곧바로 고국에 돌아와 어린 시절을 보냈고, 초등학교 5학년 때 다시 시카고로 떠났다. 마야코바클래식 우승 당시 연습장에서 허드렛일 아르바이트를 하고 이른 새벽 15㎞나 떨어진 퍼블릭골프장에서 공을 주워 연습하는 등 ‘아메리칸드림을 일군 볼보이’로 유명해졌다. 그는 “3년 동안 한국에서 배운 것을 올해 현명하게 활용했다.”며 “특히 한국인으로서 신인상을 받아 기쁘다.”고 밝혔다.

올해의 선수에는 로리 매킬로이(23·북아일랜드)가 선정됐다. 1997년 22세에 영예를 안은 타이거 우즈(미국)에 이어 두 번째 적은 나이의 수상이다. 유럽 선수의 수상도 2008년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 지난해 루크 도널드(잉글랜드)에 이어 세 번째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2012-12-06 29면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를 담은 ‘모수개혁’부터 처리하자는 입장을, 국민의힘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각종 특수직역연금을 통합하는 등 연금 구조를 바꾸는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모수개혁이 우선이다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