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키타카’ 스페인 전성시대 저무나

‘티키타카’ 스페인 전성시대 저무나

입력 2014-06-14 00:00
업데이트 2014-06-1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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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함대’ 스페인의 전성시대가 대재앙과 함께 갑자기 저물었다.

스페인은 14일(한국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의 아레나 폰테 노바에서 열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 B조 1차전에서 네덜란드에 1-5로 대패했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스페인은 2008년, 2012년 유럽선수권대회,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등 세 메이저대회를 연패한 최강자였다.

지금도 세계랭킹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강호로서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도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스페인은 2000년대 후반부터 ‘티키타카’를 앞세워 세계무대를 주름잡았다.

짧고 정교한 패스를 앞세워 볼 점유율을 극도로 끌어올리면서 상대에게 기회를 아예 주지 않는 질식 전략이 티키타카다.

공이 왔다갔다하는 모습이 탁구를 연상시킨다고 해서 탁구 소리가 별명으로 굳어졌다.

무적을 자랑한 티키타카는 세계 축구의 흐름으로 여겨지면서 세계 각국 대표팀의 전술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이날 스페인이 구사한 티키타카는 네덜란드의 선 굵은 힘의 축구 앞에 위력을 잃었다.

스페인은 볼의 점유율을 58%로 네덜란드보다 높게 유지했고 패스 성공률도 83% 대 75%로 네덜란드를 능가했다.

그럼에도 많은 패스는 문전에서 이뤄지거나 골 결정력을 동반하지 않은 탓에 그 시도 이유를 잃고 말았다.

스페인은 유효 슈팅에서 9-13으로 뒤졌고 페널티킥을 제외한 8차례 슈팅도 모두 차단되고 말았다.

그러면서 위험한 위치에서 볼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데다가 압박 수비도 끈끈하게 유지하지 못해 네덜란드의 역습에 번번이 당했다.

최전방 공격수 로빈 판 페르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날개 공격수 아리언 로번(바이에른 뮌헨)에게 두 골씩을 얻어맞았다.

롱 패스를 받은 판 페르시의 힘과 투지, 로번의 초고속 드리블에 계속 농락을 당하고 말았다.

스페인의 이 같은 무기력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사실은 주전들의 노쇠화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사비 에르난데스 등 티키타카의 핵을 이루는 패스마스터들이 나이 때문에 체력 저하를 겪고 있다.

중원에서 볼을 끈질기게 소유하고 패스의 활로를 여는 미드필더들이 황혼기에 들어서 티키타카의 가동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특히 수비 때 미드필더진의 압박 기동성이 떨어져 전열의 간격이 벌어지는 것은 스페인의 치명적 약점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고의 수문장으로 꼽히는 이케르 카시야스(레알 마드리드)도 전성기가 지나 순발력이 무척이나 무뎌진 모습을 노출했다.

스페인은 월드컵의 리허설로 작년에 브라질에서 열린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전에서도 브라질에 0-3으로 완패했다.

당시에는 스페인의 독주체제가 그간 너무나도 견고한 터라 전성시대가 저문다는 해석에는 반신반의하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네덜란드에 무려 5골을 내주는 수모를 당하자 냉혹한 평가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스페인은 호주, 칠레와 맞붙어 16강 진출을 타진한다.

비센테 델 보스케 스페인 감독은 스페인이 경험을 토대로 충격을 딛고 일어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도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스위스에 패배한 뒤 전 경기를 이겨 우승한 사실을 애써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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