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 금 김예지 “내가 선택한 운동…세계로 나가겠다”

조정 금 김예지 “내가 선택한 운동…세계로 나가겠다”

입력 2014-09-24 00:00
업데이트 2014-09-24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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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정의 희망 김예지(20·포항시청)가 첫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 ‘대형 사고’를 쳤다.

김예지는 24일 충주 탄금호 조정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조정 여자 싱글스컬 결선에서 8분46초52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남자 싱글스컬의 신은철 이후 한국 조정 역사상 두 번째 아시안게임 금메달인 동시에 한국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서는 순간이었다.

2위 리카만(홍콩·28)보다 13초39나 빨리 경기를 마친 김예지는 결승선을 통과한 직후 배 위에 앉아 울음을 터뜨렸다.

2㎞의 정식 코스를 제대로 완주하면 1.5㎏ 정도의 체중이 줄어든다는 조정 노를 중학교 1학년 때 잡은 이후 7년 만에 국제대회 정상에 올라 흘려보는 금빛 눈물이었다.

김예지는 “’이제 웃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눈물이 나오더라”며 “주변에서 기대가 커서 부담이 많았고, 친구들처럼 놀고 싶기도 했는데 약한 모습을 티 내기가 싫어서 꾹 참아왔다”면서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그는 “훈련도 힘들었고, 100일 가까이 집에도 못 가는 게 정말 힘들었지만 내가 선택한 운동이니까 남들보다 힘든 건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스무 살 답지 않은 성숙한 태도를 보였다.

방황하던 자신을 잡아준 은사와 남자친구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김예지는 “서울체육중·고등학교 재학 시절 힘들어서 도망가기도 했고 짜증 내거나 대들기도 했는데 그때마다 김용준 감독님이 저를 감싸주고 다잡아주셨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 “제가 긴장을 많이 하고 부담도 많이 받는 편인데 항상 저를 안심시켜줬다”며 같이 조정을 하는 남자친구와의 애정 자랑도 덧붙였다.

이날 금메달은 김예지의 실력과 노력에 탁월한 전략이 더해진 성과였다. 윤용호 조정 대표팀 감독은 “2위를 차지한 리카만이 몸무게가 가벼운 편이라 출발부터 치고 나갈 것이라 예상했다”며 “예지가 체중이 더 나가는 데다가 이날 바람이 역풍이어서 초반보다는 후반부에 승부를 걸기로 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김예지는 경기 초반 1,000m 구간에서 리카만보다 2.75초 늦었다.

하지만 1,200m즈음 지점부터 급속도로 스퍼트를 올리면서 1,500m 지점을 리카만보다 4.43초 빨리 통과했다. 1,000∼1,500m 구간에서 경쟁자보다 무려 7.18초나 빠르게 달린 것이다.

김예지는 마지막 승부가 펼쳐진 1,500∼2,000m 구간도 가장 빠른 2분12초98만에 주파하며 최종 8분46초52의 기록으로 당당히 1위에 올랐다. 리카만을 13초39 차로 따돌린 완벽한 승리였다.

윤 감독은 “예지가 한국 여자 최초의 아시안게임 조정 금메달을 땄다”며 “실로 고무적인 성과”라며 제자의 쾌거에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아시아 정상에 오른 김예지는 이제 세계무대로 시선을 돌릴 계획이다.

윤 감독은 “스피드를 유지하는 지구력을 더 보완해야 한다”면서도 “아직 나이가 어리고 충실하게 훈련에 임하는 데다가 타고난 근력이 좋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예지 또한 “2012년 런던 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 1초 미만의 차이로 2등을 했던 게 아쉽다”며 “다음에는 꼭 1등을 하고 싶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도 출전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스무 살 김예지의 도전은 이제 시작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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